러 중부 학교 흉기 난동 사건 용의자들에 구속영장

입력 2018-01-17 20:42


러시아 중부 도시 페름의 한 학교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이 애초부터 용의자들에 의해 계획된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현지 법원이 17일(현지시간) 미성년자인 용의자들에 대한 구속을 허가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페름시 구역 법원은 부상한 용의자들이 입원 중인 병원 병실에서 검찰이 제출한 구속영장을 심사한 뒤 2개월간의 구속을 허가했다. 용의자들에겐 2명 이상 다중 살해 시도 혐의가 적용됐다.

러시아 법에 따르면 14세 이상이면 살인·살인 미수 등의 중대 범죄에 대해 형사 책임을 진다.

이에 따라 각각 15, 16세로 알려진 용의자들은 병원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치소로 수감될 예정이다.

수사관들은 전날 병실에서 용의자들을 상대로 기초 조사를 벌였다. 용의자들은 조사에서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흉기 공격 사실을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5일 페름시 모토빌리힌스크 구역의 127번 '쉬콜라'(초·중·고 통합학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다.

수사당국과 피해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재학생과 퇴학생인 2명의 용의자는 이날 오전 수업시간에 4학년 교실로 난입해 학생과 여교사를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 공격을 가했다.

한 용의자가 교실 안을 휘젓고 다니며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다른 학생은 출입문을 막고 서서 도망가려는 학생들을 밀쳐냈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수사당국은 이날 흉기 난동으로 모두 15명이 부상했으며, 12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적극적으로 난동을 저지했던 여교사와 2명의 학생은 심한 자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의자들의 공격을 저지하며 학생들을 보호하려 애썼던 여교사는 몸 전체에 17군데의 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현지 언론 매체에 따르면 두 용의자는 범행을 마친 뒤 서로에게 공격을 가해 목숨을 끊기로 사전 약속했지만,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수했다.

이들은 당초 지난 1999년 미국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본떠 총격 범행을 모의했으나 총을 구하지 못해 칼로 범행에 나섰다는 보도도 나왔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선 당시 2명의 학생이 교내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자살하면서 가해자들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