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와 방글라데시가 65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의 송환 작업을 2년 안에 마무리 짓기로 16일 합의했다.
방글라데시 외무부는 미얀마와 이틀간에 걸친 실무 혐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난민 송환 작업은 개시 지점으로부터 2년 이내에 끝날 것"이며 "미얀마는 또 추가적인 난민 이탈을 막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방글라데시는 5개의 난민 송환용 캠프를 차리고 이곳을 통해 미얀마 측 2개 수용소로 난민들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구호재정착청의 코 코 나잉 사무국장도 방글라데시와의 합의 사실을 확인하면서 난민 송환이 오는 23일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모함마드 수피우르 라만 주미얀마 방글라데시 대사는 AFP통신에 "송환 작업은 수일 내에 시작되어야 한다. 다만 미얀마 측이 제시한 송환 개시 시한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1월 회담에서 오는 23일을 송환 개시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양측이 합의한 송환 대상은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한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를 처음 습격한 지난 2016년 10월 이후 미얀마에서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들이다.
2016년 10월 이전에 방글라데시로 흘러들어 간 20여만 명의 로힝야족은 이번 송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8월 25일 ARSA의 2차 경찰 초소 습격 사건 이후에만 65만5천여 명의 로힝야족이 유혈사태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넘어갔고,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피란한 난민도 8만 명이 넘는다.
양측의 합의로 로힝야족 난민 송환을 위한 물꼬가 트였지만, 난리 통에 거주 사실을 입증할만한 서류를 챙기지 못한 난민의 신원 확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또 다수의 난민은 시민권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2년 내 완전송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기거하는 로힝야족 모함마드 파룩(20)은 로이터 통신에 "난민 수용소만 옮길 뿐 차이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미얀마내 수용소가 더 나쁠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 감금될 것이며 목숨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5개월 전 쿠투팔롱의 난민촌으로 대피한 누르 알람(37)씨는 "그들은 우리를 로힝야족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우리를 시민으로 인정할 때까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도 난민에 대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지역 부대표인 필 로버츠슨은 "불과 몇 달 전까지 로힝야족을 성폭행하고 학살하던 미얀마 군인들로부터 난민을 보호하기 위한 고려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송환 논의가 어떻게 무기한 구금상태로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을 무시한 채 이뤄질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미얀마 당국은 본국으로 돌아오는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라카인주(州) 북부 흘라 포 카웅의 124에이커 부지에 총 625동의 임시 건물을 짓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0개 동은 이달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