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의보, 숨 안쉬고 싶다…마스크로 입 막아도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주의보, 수도권 미세먼지 '나쁨'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중단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의 노골적인 습격이다. 대한민국은 뿌옇게 변했다. 밖으로 나온 시민들은 눈물을 계속 흘려야 했다.
직장인들을 제외하곤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뉴스에 담배도 참고 외출을 자제 중이다. 야외노출을 하기 위해선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밖에 나가 있는 동안 미세먼지가 눈과 입으로 파고들었다.
16일 경기도와 인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발령됐지만 ‘주의보’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수위에 가깝다.
경기도와 서울, 옹진군과 강화군을 제외한 인천 전 지역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85㎍/㎥, 인천·경기 102㎍/㎥로 모두 '나쁨'(51∼100㎍/㎥) 수준에 해당했다.
온 도시가 뿌옇게 물들자 시민들은 야외 활동을 자제했다. 어쩔 수 없이 거리에 나온 이들은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리고 걸음을 재촉했다. 미처 마스크를 준비 못 한 이들은 미세먼지가 걱정되는 듯 입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에 사는 A(33·회사원)씨는 "차를 몰고 다니며 외근을 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 없이 온종일 야외 활동을 했다"며 "최대한 지하에 차를 대 놓고 바깥에는 나가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미세먼지를 잔뜩 마셨다"고 토로했다.
포천에서 의정부로 출퇴근하는 조모(32)씨는 "미세먼지는 눈에 안 보인다고 하는데 온 하늘이 뿌옇게 물들 정도면 정말 심한 거 아니냐"며 "보는 것 만으로도 먼지가 몸으로 파고들어 간지럽고 기침이 난다"고 말했다.
고양과 파주 등 접경지 군 장병들도 경계근무에 투입되며 미세먼지용 마스크로 입을 가렸다. 군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보급하고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오늘은 대부분 장병이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9시 남동구 고잔동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인 170㎍/㎥를 기록하고, 낮 12시 중구 신흥동에서는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223㎍/㎥까지 치솟는 등 온종일 주의보 발령 기준을 웃도는 탁한 공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인천시는 불필요한 차량운행과 노인·어린이 등 노약자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미세먼지에 민감한 제조업체는 조업시간을 단축해 줄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문자서비스,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모바일서울 앱, 대기오염 전광판 등을 통해 시민 행동요령을 알렸다. 대기 질이 나빠지면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30ㆍ여)씨는 "오늘 휴가를 내고 애견과 함께 여유롭게 산책이나 즐기려 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강아지가 콧물이 너무 많이 나 오히려 동물 병원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지역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과 불만이 담긴 글들이 끊이지 않았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뒤 화성 동탄의 한 신도시 맘카페에서는 "오늘 미세먼지 최악이다",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과 각자 자신의 동네 미세먼지 수치를 공유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왔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분노는 역대급이다. 한 맘카페 회원은 "이런 날씨가 이어지면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다"라며 "대부분 중국에서 먼지가 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중국을 원망하는 댓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정부도 마찬가지이고, 현 정부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원망 가득한 목소리가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관련된 기사 댓글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