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명필 판웬량(潘文良), "필심일여(筆心一如)"

입력 2018-01-14 23:25
수정 2018-01-14 23:37


벌써 작년이 되었다. 중국 지인의 초대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베이징의 겨울 하늘은 의외로 맑았다. 수더우 공항에서 목적지까지 차량들 꼬리가 길었다. 길옆 단풍잎이 서울보다 탁색였지만 대륙 특유의 고색창연함은 더욱 운치있게 다가왔다. 공교롭게도 방문일정이 대통령 방중기간과 일치했다. 하지만 티비텐플러스는 취재 목적이 아니라 대륙에서 1인방송을 할 만한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싶어 베이징을 찾았다. 관광이나 별 차이 없는 여로다.



목적지는 베이징 동성구에 위치한 중국자연지성 유화예술연구원(中國自然之聲 油畵藝術硏究院). 도착하자 중국 지인이 말했다. "중국의 유명 예술인들은 이곳에 모여있다고 보면 됩니다." 복도 끝 방에서 눈썹 짙은 중년 남성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판웬량(潘文良)였다. 작업실 입구에 위치한 자그마한 다실(茶室)이 아늑했다.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가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그가 조용히 차와 담배를 권했다. 고요함속에 은은한 힘이 느껴지는 인품의 소유자였다. 차 한잔을 마시며 벽을 보니 포대화상과 미륵 그림이 보였다. 의외였다. 호기심이 발동해 가까이 가서 보니 판웬량은 단순한 화가가 아니고, '공(空)을 이미 맛 본 이 같다'란 생각이 들었다.



지인이 "원하는 글을 써주겠답니다."라고 해서 작업실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그림과 글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국 정부의 문화예술인 사랑은 지극하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한중 양국이 서로 평화롭고, 스스로 서고, 고요한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판웬량이 흰색 서화지를 접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시절 배웠던 화선지 접기와 같았다. '원하는 자구(字句)를 부르고 써주는 전통이 한국에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판웬량이 글을 적어 내려갔다. 호흡을 급하게 멈추는 것 같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평소의 숨결이라고 볼 수도 없는, '절도속 자유로움' 같은 것이 느껴졌다.

'호흡을 멈추지 않아?'

방송용 ENG카메라건, 서예용 붓이건 거친 호흡은 손끝을 흔들리게 하기 때문에 호흡조절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판웬량은 차 마시던 표정과 다름이 없었고, 기운은 소박했다. '붓이 춤춘다는 말이 저 모습이로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를 마치자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가 압축한 글은 "중한화목(中韓和睦)'였다.



다시 다실로 나와 감사를 표했다. "이렇게 대륙의 명필을 친견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그러자 그가 다시 담배를 권했다. "한국에서도 포대화상은 아주 인기있는 분입니다. 그리고 미륵 부처님을 저토록 유쾌하게 표현한 작품은 처음 봅니다."라고 말했더니 그가 조용히 물었다. "하루 더 있다 가면 안됩니까?" 월급쟁이에게 예술가의 자유혼을 함께 나눌 여유는 없다는 듯 "그게.."라고 했더니 아쉬운 듯 그가 말했다. "한 작품 더 씁시다."



종이 색깔이 황금색으로 바뀌었다. '사득(舍得)'을 썼다. '비우면 얻을 수 있다'. 순간 그의 손목에 감은 검은 염주알이 커다랗게 보였다.



한국에 돌아와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다. 콘텐츠 이야기, 비즈니스 이야기, 전화통 붙들고 가끔 소리도 지르는 그런 일상 말이다. 그런 일상속에 새해가 되었고, 거친 호흡으로 살다가 며칠전 바이두에서 그를 검색해 보고 깜짝 놀랐다.

*** 반문량(潘文良)

- 호는 독락봉(獨樂峰), 낙봉(樂峰)으로 쓰기도 함.

(베이징 관광국 홈페이지에 의하면 독락봉(獨樂峰)은 베이징 관광명소 공왕부(恭王府)에 서있는 5미터 높이 비석모양 돌덩이다.

'바로 아래서 보면 독(獨)자는 보이지 않고 낙봉(樂峰)이란 글자만 보여서 여운을 주는 맛이 있다'라고 되어 있다.)

- 1971년생, 복건성 남안시 출신. 중앙국가기관 미술가협회 회원

- 칭화대학교 미술학원 호일룡(胡一龍) 교수를 스승으로 모심.

- 그림그리기, 글쓰기,시와 사(詞, 노랫말)를 짓기 좋아함. 어려서 부터 스스로 서예를 연습.

- 이왕(二王;왕희지, 왕헌지)서체를 연구, 조맹(趙孟) 서법도 겸해서 두가지 서체를 구사함.

- 유화와 중국화도 공부. 오랜기간 연구와 창작에 몰입, 다수의 서화작품 창작, 국내외 전시 다수.

- 프랑스 파리 <수묵대화(水墨對話)> 전시회.

- 2015년 6월 25일 중국교육방송 <수묵단청(水墨丹?)>섹션 인터뷰.

- 2016년 중국국제우표망, 중국 공산당 창건 95주년 기념 특별우표 한정판 컬렉션 발간시 반문량 화조작품 수록

- 2016년 미국우체국, 미중수교 37주년 기념 '미중 활동 우수 중국인예술가' 한정판 컬렉션 발간시 반문량 12폭 작품 <수탉> 수록

- 공익사업과 자선사업에서도 활발한 활동.

-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프랑스, 호주등에 그의 작품 소장가 다수

- 그가 쓴 시사작품이 대형서적에 수록됨.

<중국음단(中國吟壇)> 제3권, 제4권, <현대작가대표작, 수적, 전략보전(當代作家代表作、手跡、傳略寶典>,

<천주현대사선(泉州當代詞選)>등

- 중국현대작가대표작은 박물관 영구보존 결정



현재:

  칭화대학(淸華大學) 미술학원 미술이론연구및 서화창작 고급연수반 주임

칭화대학 미술학원 호일룡(胡一龍) 선종산수(禪宗山水) 고급연수반 주임

  중국 명인명가 서명예술가

  <중국 화시아 만리행 서화협회> 부회장, 일급미술사

  <중국 홍콩미술가협회> 회원

  <프랑스 서화가협회> 해외회원

  중국교육방송TV <수묵단청>칼럼 프로모션 화가

  중국 브랜드 데이 연합발기인

  2015년 중국 우수브랜드 10대 서화 혁신 인물

  2016년 중국 우수브랜드 최고소장가치 예술인물

  <중국장군예술협회> 복건군사여단 서화원 특약화가

  <중화시사(詩詞)학회> 회원

  <중국 주련(기둥이나 벽 따위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글귀)학회> 회원

티비텐플러스는 '대륙명필' 판웬량(潘文良)을 티비텐플러스 크리에이터 예비명단에 올리고, 그의 작품을 티비텐플러스 비디오코머스를 통해 소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사진:티비텐플러스, 바이두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