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니야' 채수빈, 억제된 감정 연기 완벽

입력 2018-01-12 07:52



배우 채수빈의 감정을 억누른 물오른 연기력이 화제다.

최근 방영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로봇이 아니야’에서는 유승호에게 자신의 정체와 감정을 밝히지 못하는 채수빈이 매회마다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더구나 채수빈이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상황은 2가지로 형태로 나와 채수빈의 연기력에 더욱 주목하게 했다.

첫 번째는 저번 주 방영분에서 사랑에 빠진 조지아(채수빈 분)가 로봇인 아지3인 척 연기하며 사랑의 감정이 없는 척 해야 하는 상황. 김민규(유승호 분)가 로봇을 사랑한다는 감정의 혼란으로 괴로워하며 결국 아지3를 리셋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사람이라는 걸 밝힐 수 없는 지아는 계속해서 로봇 흉내를 내며 사랑의 감정을 억눌러야 했다.

감정이 없는 로봇이라는 설정 때문에 감정을 억제하려 하지만 결국 인간일 수 밖에 없어서 감정에 흔들리게 되고 그래도 상대에게는 최대한 감정을 보이지 말아야 하는 상황을 채수빈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감정의 제어가 잘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숨길 수 없는 슬픔으로 어쩔 수 없이 눈물이 서서히 고이며 흔들리지만 자제하려 애쓰는 모습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해 더욱 마음 아픈 지아의 슬픔을 극대화했다.

두 번째는 이번 주 방영분에서 다뤄졌다. 기차에서 재회하게 된 지아가 단순히 아지3의 캐릭터 모델인 줄 아는 민규에게 이제까지 둘의 이야기들을 전혀 모르는 척하며 쌀쌀맞게 대해야 하는 상황. 이 역시 아지3가 사람인 지아라는 걸 들키게 될 경우 민규의 인간 알러지 재발병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했다.

자신을 졸졸 쫓아다니는 민규에게 정체를 들킬까 당황하는 모습 속에서 과거의 에피소드들이 연상되면서 웃음과 함께 설렘을 자아내지만, 이전과 다른 형태로 슬픔을 감춰야 하는 복잡한 상황들을 채수빈은 각각의 상황마다 결을 달리하며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아지3인 상황에서는 감정이 없는 로봇으로서 사랑의 감정을 억눌러야 했다면, 이번 상황에선 민규와의 추억이 전혀 없는 제 3의 인물이라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자신을 쫓아다니는 민규를 부담스러워하는 척 하지만 순간 순간 사랑의 감정으로 흔들리는 지아의 모습을 채수빈은 섬세한 눈빛과 표정 연기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극 초반부터 인간과 로봇, 로봇인 척하는 인간 등 1인 3역에 가까운 배역들을 뚜렷이 구분 지으며 연기하는데 성공해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아 온 채수빈은 후반으로 가면서 각기 다른 두 가지 상황 속에서 사랑의 상처를 감추는 연기로 또 다시 물 오른 연기력을 선보여 드라마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완벽히 해내고 있어 마지막까지 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인간 알러지’로 연애를 해 본 적 없는 남자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봇 행세를 하는 여자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코미디인 ‘로봇이 아니야’는 매주 수, 목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