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울어진 운동장'...국내 IT기업 역차별 여전

입력 2018-01-10 17:16




<앵커>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돼 국내기업보다 한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리우는 이같은 역차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재홍 기자가 역차별의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기자>

한국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미국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공연 영상입니다.

같은 영상을 네이버TV는 HD급(720P), 유튜브는 초고화질인 4K급(2160P)으로 서비스합니다.

<인터뷰> 김소현 / 서울시 동대문구

같은 컨텐츠라면 화질이 더 좋은 유튜브를 이용할 것 같아요.

<인터뷰> 지수환 / 서울시 도봉구

(유튜브가) 화질이 조금 더 좋아가지고 네이버보다는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아요.

화질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기술 격차가 아니라 비용 격차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매년 700억원대 망 사용료를 통신사에 지불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은 외국 기업은 통신사마다 캐시서버를 설치해 네트워크 비용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최고급 화질의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해외기업만 '공짜 점심'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한 동영상 스트리밍 회사 아프리카TV는 회선 사용료에만 16억원을 냈습니다.

<인터뷰> 한성숙 네이버 대표 (지난 5월 부산 기자간담회)

"(네이버는) 현재 비용을 내고 있고 더 낼 수도 있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콘텐츠 비용까지 내면서 사업을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인터넷기업의 젠트리피케이션 이야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 문제는 해외 기업 역차별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만 매출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해외 기업들의 법인세 회피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현행 법인세는 국내 고정사업장 여부를 과세 근거로 삼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해외에 서버를 설치해 이를 비켜가고 있습니다.

국내 IT 사업환경이 외국 기업에게만 유리하게 기울어져있다는 비판이 올해에도 계속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