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과 관련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다"면서 "나쁜 결과를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타결 안하겠다는 낫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세종 청사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 본부장은 정부의 한미 FTA 개정 협상 방향에 대해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말을 빌어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 나프타(NAFTA) 재협상을 진행 중인 트뤼도 총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쁜 협상결과보다는 차라리 협상을 타결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특히 "우리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미래 세대의 손발을 묶는 협상안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지난 5일 미국과의 1차 개정 협상을 앞두고 협상단에 "꼭 지켜야 할 '레드라인'을 정해줬고 이에 상대방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심지어 퇴장까지 지시했다"고 뒷얘기를 전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또 "취임 1년을 맞은 트럼프 정부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보호무역주의와 통상압박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며 국산 세탁기·태양광에 대한 긴급 수입제한 조치와 철강 등 반덤핑 수입규제에 대해서도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미국 측과 적극 접촉하는 한편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조치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 제소 등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각오도 밝혔습니다.
덧붙여 김 본부장은 "통상교섭본부의 수입규제 대응조직을 보강하고 시장 다변화와 함께 수출급증 품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수입규제에 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5일 개정 협상을 이끈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은 "나프타(NAFTA)와 달리 미국이 우리와는 전면이 아닌 부분 개정을 통해 신속히 개정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졌다"며 "미국이 제기하는 자동차 품목과 관련해서도 나올 얘기는 다 나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