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집 매입 대금 일부를 내려고 하는데 괜찮은가요?"
정부가 28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폐기 검토를 포함한 투기근절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부동산 거래 시장까지 입질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택 구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과 관련해 이 같은 문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부동산 거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의다.
현재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3억원 이상 집을 살 때 어떤 돈으로 집을 사는지, 언제 입주할 예정인지 등을 밝히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편법 증여를 막고 위장전입, 실거주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자금조달계획 중 주택 구매에 쓴 자기 자금은 ▲ 금융기관 예금액 ▲ 부동산 매도액 ▲ 주식·채권 매각대금 ▲ 보증금 등 승계 ▲ 현금 등 기타로 세분화된다.
그런데 이 민원인은 조달한 자기자금에 현금과 함께 비트코인을 적어도 되느냐고 문의한 것이다.
이 민원인은 주택 구입자금 가운데 2억원가량을 비트코인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 열풍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비트코인이 부동산 거래 시장에도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내부 검토를 거쳐 '불가' 방침을 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검토 결과 비트코인은 자금조달계획서에 오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비트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억원 짜리 집을 샀는데 5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5억원은 고려청자로 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증명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부동산 매매는 기본적으로 사인간 거래여서 매수·매도자간에 서로 말이 맞으면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하든, 도자기로 하든 상관은 없다.
그러나 정부에 자금 조달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집을 살 때에는 비트코인은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