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연정 협상전 난민문제 신경전…'깜깜이' 협상 진행키로

입력 2018-01-05 22:38
오는 7일 시작되는 독일 대연정 협상을 앞두고 사회민주당과 기독사회당이 난민 문제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정당인 기사당은 난민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반(反)난민 정서를 흡수하며 제3당으로 부상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기사당은 텃밭인 바이에른주(州)에서 AfD의 확장을 막아내는 데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대표는 "대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도 "협상 파트너가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성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에른주 기사당 대표인 알렉산더 도브린트는 "20%의 정당이 100%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민당을 겨냥한 발언이다.

특히 난민 문제에서 확연한 입장차를 보인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기사당은 최근 연간 난민 유입 상한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구나 기민·기사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의 지난해 연정 협상 당시 최대 난제였던 난민 가족의 재결합 문제에 대해서도 시행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기사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15세 난민 소년이 동갑인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난민에 대한 의학적 연령검사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사민당의 입장과 배치된다.



마르틴 슐츠 대표는 일간 빌트에 "가족 재결합 시한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독일은 기사당의 입장과 관계없이 국제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독일을 새롭게 해야 한다"면서 "시민 속에서 새로운 믿음을 만들어내고 응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민당은 난민 유입 상한선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왔다.

한편,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은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