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고발한 참여연대는 다스의 실소유주 존재를 입증할 문건을 확보해 검찰에 추가로 넘겼다고 5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에 '故 김재정 회장 상속세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건 등을 제출했다.
2010년 2월 사망한 김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이다. 사망 당시 다스의 최대 주주였다. 이 문건에는 김 회장이 숨진 뒤 상속재산 처분과 상속세 납부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그 내용은 상속인이 아니라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쓰였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김 회장 사망 후 상속인들은 상속세를 다스 주식으로 물납하고, 다스 주식 일부를 이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청계재단에 기부했다"며 "이는 다스의 최대 주주라는 지위를 포기하는 결정으로 상식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가 이날 공개한 문건은 2010년 3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문건에는 ▲ 상속세 신고·납부 기일 안내 ▲ 상속재산에 대한 가액 평가 ▲ 상속유형별 상속세액 계산 ▲ 세금 납부방법 ▲ 검토 의견 등이 담겼다.
문건에는 1천30억원으로 추정되는 김 회장의 상속재산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① 상속인이 전부 상속 ② 상속재산 공익법인 출연 ③ 부동산과 주식 5%만 출연, 나머지 주식은 다스에 매각 ④ 부동산과 주식 10% 출연, 나머지 주식은 다스에 매각 등을 소개하고 '주식물납 시 ㈜다스 지분변동' 내역을 상세히 기술했다.
또, 가장 타당한 방식으로 방법④를 제안하며 "공익법인에 출연할 때보다 207억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고 ㈜다스 지분 구조에도 제3자가 개입할 여지가 가장 없으므로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달았다.
참여연대는 "주식을 물납하면 상속인으로서는 다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돼 현금으로 상속세를 내는 게 상속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함에도 이 문건은 다스 현금유출을 우려해 상속인에게 최선책의 방법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속인 일가의 이해관계는 철저히 배제된 채 실소유주인 제3자의 관점에서 다스 지분의 소실이 가장 작고, 공인법인의 지분을 늘리는 방법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해당 문건의 작성주체는 국세청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제한 뒤 "일부 언론이 이 문건을 보도할 때 내부 제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청와대라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