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최대 160km/h 태풍 피해…수십만가구 정전

입력 2018-01-03 21:06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2일부터 대서양 연안을 강타한 태풍 엘리노어로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최고 시속 160km에서 120km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고 교통 혼잡을 빚었다.

네덜란드 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 대부분 지역에서 3일 오전 시속 100km 안팎의 강풍이 불었고, 특히 플리싱겐 지역에선 오전 한때 시속 141km의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



이로 인해 로테르담을 비롯한 네덜란드 각 지역에선 나무가 강풍에 뿌리째 뽑히면서 주차된 차량이나 주택, 도로를 덮치거나, 건물의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위트레흐트와 암스테르담 사이 철도노선에선 강풍으로 나무가 철로 위에 쓰러져 열차 통행이 어려움을 겪었고, 후르와 오버레이젤 지역에선 기차가 선로 위에 쓰러진 나무와 충돌했다. 다행히 기차 안에 탑승자는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베르헨 오프 줌에선 나무가 쓰러지면서 아파트 건물을 덮쳤고, 에턴-뢰르 지역에선 서커스 천막이 무너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암스테르담의 스히폴공항에선 최고 시속 110km의 강풍으로 인해 이날 오전 4시부터 8시 사이에 출발이 예정됐던 59편의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착륙이 예정인 항공기 가운데 59편이 취소됐다.

스히폴공항 측은 더 많은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출발이 지연될 수 있다며 승객들에게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공항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항공기 운항사항을 체크할 것을 당부했다.

벨기에에서도 최고 시속 80~120km의 강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벨기에 당국은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전날(2일) 저녁부터 오는 4일까지 공원이나 숲을 폐쇄하는 등 출입을 통제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송전기업 에네디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대서양 연안지방에 상륙한 태풍 엘리노어가 상륙해 강풍으로 총 20만 가구가 정전됐다.

정전된 가구는 프랑스 대서양연안 노르망디 지방이 5만 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도권 일드프랑스 지역과 로렌 지방이 각각 3만 가구로 집계됐다.

엘리노어는 최고풍속이 시속 120㎞로, 최근 카르멘에 이어 최근 한 달 사이에 프랑스에 상륙한 네 번째 태풍이다.

지난 1일 태풍 카르멘이 상륙했을 때에는 높이 62m에 무게 260t에 달하는 대형 풍력 발전용 터빈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기도 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엘리노어가 상륙함에 따라 전국 38개 주(州)에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영국 거의 전역도 엘리노어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최고 시속 161K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쳤다.

웨일스의 한 마을에서는 바람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남성 한 명이 다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한때 2만3천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날 오전 현재 3천 가구는 여전히 정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또 강풍에 대비해 주요 다리가 통제되는 한편 일부 고속도로가 트럭에서 떨어진 짐들을 치우는 작업을 위해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십 편의 열차가 취소 또는 지연 운행해 혼잡을 빚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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