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특수 부활하나…대치동·목동 전셋값 '들썩'

입력 2017-12-31 13:35
수정 2017-12-31 13:42
"1년 전 이맘때는 전세가 안 나가서 애를 먹었는데 지금은 전세가 없어서 난리에요.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의 말이다.

올해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잠잠하던 주택 전세 가격이 최근 강남·서초구와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일명 '학군·학원 특수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학생 선발 우선권을 폐지하기로 한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 방향이 발표되면서 소위 '명문고' 진학이 가능하고 학원 시설이 잘돼 있는 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다시 몰리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요즘 재건축 추진과 별개로 전세도 물건이 없어 계약을 못 할 정도다.

이 아파트 115㎡ 전셋값은 최근 6억4천만원까지 전세 거래가 이뤄진 뒤 현재 호가가 6억7천만원에 이른다. 최근 한 달여 만에 3천만원 상승했다.

또 새 아파트로 인기가 높은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초까지 전세가 12억∼1억2천만원 선이었으나 현재 13억원으로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개포 우성 2차 137.4㎡ 전세도 11월 11억∼11억5천만원 선이었으나 이달에는 12억5천만원에 계약됐다.

작년 말부터 올해 1월까지 강남구 대치동은 겨울방학 이사 철에도 불구하고 전세 물건은 많은데 수요가 없어서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1년 만에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을 꼽는다.

자율형사립고·특목고 학생 우선선발권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 개편안이 지난달 발표되면서 학군 인기지역의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자사고나 특목고 등에 지원했다가 떨어져서 원치 않는 일반고로 배정될 바에야 차라리 안정적인 명문 학군에 배정되는 게 낫다고 보는 것 같다"며 "최근 2∼3년간은 단기 학원수요를 제외하고는 방학 특수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강남에는 못미치만 양천구 목동의 전셋값도 강세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2단지 95㎡는 지난 10월 전셋값이 6억원이었으나 이달 초엔 6억2천만원에 거래됐고 신시가지 5단지 65㎡는 10월 초 전셋값이 4억3천만원이었으나 현재 4억8천만원으로 올랐다.

디지털 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