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백화점 시대…맞춤형·전문화 집중

입력 2017-12-28 17:29


<앵커>

클릭 몇 번이면 물건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백화점 업계가 위기를 맞았습니다.

덥거나 추운 날씨를 뚫고 백화점을 가려는 사람들이 줄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내 백화점 빅3는 소비자들을 핸드폰이나 컴퓨터 앞에서 떼어내고 매장으로 오게 할 방법으로 맞춤형, 전문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온라인 중심의 소비트렌드 변화와 유통규제 등으로 국내 백화점이 수년째 정체 상태입니다.

10년 전 8~10%에 달했던 백화점 빅3의 영업이익률이 현재는 3~5%까지 떨어진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까지 겹치면서 향후 2~3년간은 신규출점 계획도 없습니다.

위기를 맞은 백화점업계가 온라인 유통채널에 빼앗긴 고객들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 ‘맞춤형’과 ‘전문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캐시미어 의류에 이어 다이아몬드 반지, 란제리까지 직접 만듭니다.

상품기획은 물론, 디자인과 제작, 브랜딩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하면서 품질과 가격을 모두 잡았습니다.

최근에는 백화점을 벗어나 강남역 주변에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열며, 가치 중심 소비로 백화점을 잘 가지 않는 2030 젊은 고객들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인터뷰> 최정은 대학생

“다른 매장들처럼 점원들이 옆에 오지 않아서 혼자 볼 수 있고 다른곳에서 테스트해보기 힘든 스크럽이나 바디워시들도 체험해볼 수 있어 좋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스마트 쇼핑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고객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입니다.

<인터뷰> 김근수 롯데백화점 AI팀장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여러가지 디지털 기술이라든지 AI기술을 접목시켜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편리한 쇼핑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 쇼핑가이드 ‘로사’는 맞춤형 상품을 제안해 줄 뿐만 아니라 쇼핑을 하다 맘에 드는 옷을 촬영하면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와 함께 비슷한 스타일의 제품까지 한번에 보여줍니다.

<스탠딩> 신선미 기자 ssm@wowtv.co.kr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이용하면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최근 유행하는 옷이 나와 어울리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10초면 4~5벌 정도의 옷을 비교해볼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에서 구매 선호도가 높은 식품과 리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리빙 편집매장(H by H)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윌리엄스소노마)을 단독 유치해 직접 체험하며 쇼핑을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국내외 유명 맛집을 입점시켜 ‘푸드 광장’을 만든 것은 물론, 각 지역 장인들이 전통 방식을 고수해 만든 장과 식초, 전통주 등 250여 종의 제품에 현대백화점 식품브랜드인 '명인명촌’으로 구성하면서 올해 연매출 100억 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명인명촌’은 프랑스에 이어 독일 백화점까지 진출하며 K푸드 수출 가능성까지 확인했습니다.

좋은 자리에 큰 매장을 열면 물건을 팔리던 시대가 끝나면서 백화점 업계가 막대한 초기비용을 들여 신규점을 출점하기보다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