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예방을 위해 복용하는 약물이 두통에 동반하는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까지 완화한다는 사실을 국내 의료진이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 연구팀은 국내 9개 대학병원에서 총 1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편두통 예방 약물을 이용한 예방적 치료가 환자의 두통, 어지럼증, 멀미 및 삶의 질을 얼마나 개선하는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신경이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이과학과 신경학'(Otology and Neurotology)에 실렸다.
편두통은 뇌 주변 혈관 및 신경의 기능 이상으로 머리 한쪽에서 심장이 뛰듯 욱신거리는 통증이 나타나는 두통의 일종이다. 두통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환자의 절반 정도는 어지럼증, 멀미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이에 따른 구역과 구토를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치료는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려고 할 때 약물을 재빨리 복용하는 '급성기 치료'와 매일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예방 치료'로 나뉜다. 예방 치료의 경우 한 달에 두세 번씩 두통 발작이 잦은 환자에 사용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편두통 예방 약물치료 후 환자의 두통, 어지럼증, 멀미 및 삶의 질 관련 척도는 치료 1개월 후부터 호전돼 3개월 후에는 더욱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두통 강도는 예방 약물 투약 전 6.9점이었던 반면 약물 투약 3개월 후에는 3.3점으로 낮아졌다.
어지럼증으로 인한 불편 정도는 39.4점에서 3개월 후 15.8점으로, 어지럼증 척도 역시 19.1점에서 8.2점으로 완화됐다.
멀미 증상을 점수화했을 때에도 6.9점에서 2.9점으로 줄었다.
어지럼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화한 결과 역시 15.3점에서 9.7점으로 하향된 것으로 집계됐다.
김 교수는 "예방적 치료는 꾸준한 복용으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고 어지럼증, 멀미 등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편두통 발작이 1년에 한두 번 정도라면 급성기 약물로 치료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