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또' 웃었다..오민석 판사 '손' 들어준 까닭은?

입력 2017-12-28 03:27
7월 석방된 조윤선 구속영장 기각...“다툼 여지 있다”

'국정원 특활비' 조윤선 구속영장 기각...누리꾼 오민석 판사 ‘비판’

블랙리스트로 구속돼 7월 1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두번째 심사에서도 웃었다



조윤선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상납받은 혐의를 받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일각의 관측대로 구속되지 않은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조윤선 전 장관은 지난 7월 1심에서 ‘무죄’를 받고 석방된 바 있다. 빅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의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5개월 만에 또다시 구속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조윤선 전 수석은 또다시 웃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 조윤선 전 수석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화이트리스트 관여 등 의혹과 관련해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심리했으며 마라톤 심리 끝에 조윤선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는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면서 ‘청와대 캐비닛 문건 등장’ ‘허현준 전 행정관 메일 공개’ 등 조윤선 전 수석에 대한 불리한 정황이 속속 등장했지만, 이와 별개로 심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오민석 판사는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 등 범죄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라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조윤선 전 수석의 손을 들어준 오민석 판사는 앞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오민석 판사는 또 지난 9월 7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민간이 ‘댓글부대’에 동참한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 관계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었다.

우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대학후배로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월 부임한 오민석 판사는 보수 성향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기 중에 임명됐다.

조윤선 전 수석은 전날 심사 출석에 앞서 '두 번째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 심경은', '특활비 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조윤선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윤선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 매달 국정원 특활비 500만원씩 약 5천만원을 뇌물로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조윤선 전 수석은 청와대가 주도한 보수단체 불법 지원(화이트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15년 조윤선 전 수석이 허현준·정관주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전 부회장 등에 압력을 넣어 31개 보수단체에 약 35억원을 지원토록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조윤선 전 수석 측은 “특활비를 받은 건 인정하지만 줘서 받았을 뿐이고, 관제 데모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윤선 전 수석은 최후 진술에서 “딸들이 눈에 밟힌다”며 재판부에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윤선 전 수석은 지난 1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작성·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한 차례 구속된 바 있다. 7월 27일 끝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아 온 조윤선은 5개월 만에 다시 구속되는 처지에 놓였지만 오민석 판사의 심리로 결국 날개를 달았다.

이와 관련 조윤선 전 수석의 남편인 동시에 변호인인 박성엽 변호사는 조윤선 전 수석의 구속 전, 인터뷰에서 "저희 생각과 검사들의 생각이 상당히 다르고 시각도 다른 것 같다"라면서 "서로 치열하게 이야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윤선 전 수석은 과거 구속됐을 당시, 교도관에게 5분 간격으로 시간을 묻는 등 강박 증세를 보였으며, 이 때문에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접견 시간을 함께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선 전 수석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출신이고 변호를 맡고 있는 남편 박성엽 변호사도 김앤장 소속이다.

조윤선 전 수석은 과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재임 당시. 잠시 머무는 서울사무소에 장관 전용 화장실을 만들어 이용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부(부장판사 이우철)는 전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적부심 심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조윤선, 오민석 판사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