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필리핀 할퀸 태풍 '덴빈' 접근에 긴장…"65만명 대피령"
태풍 강타한 필리핀 200여명 사망…"마을이 휩쓸려 증발해버렸다"
베트남 태풍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베트남이 필리핀에서 수백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제27호 태풍 '덴빈'이 자국 남부지역으로 접근하자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간 것.
베트남 태풍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최대 풍속이 시속 약 130㎞인 이 중형 태풍은 지난 25일 밤 베트남 남단에 상륙해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바리아-붕따우 성, 벤쩨 성, 까마우 성 등 태풍 영향권에 드는 지역에서는 홍수와 산사태 등에 취약한 곳에 사는 주민들의 대피 작업이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 지역에서 50만∼65만 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선박들에 대해서는 운항 중단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모든 불필요한 회의를 취소하고 대풍 대처에 집중하라"고 관련 부처·기관에 지시했다.
한편 필리핀 남부지역을 강타한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200여 명으로 늘었다. 지난 24일 온라인매체 래플러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제27호 태풍 '덴빈'이 상륙한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 이 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160여 명이 실종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정확한 베트남 태풍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이중 재난 비상사태가 선언된 라나오 델 노르테 주에서 127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실종돼 피해가 가장 컸다. 라나오 델 수르와 삼보앙가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재난 당국은 이들 지역에 구조대를 급파했지만, 산사태 등으로 많은 도로가 끊겨 수색과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은 베트남 태풍 이후 통신마저 두절돼 피해 상황 파악이 어려워 실제 인명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라나오 델 노르테 주에 있는 투보드 마을의 경찰관 게리 파라미는 베트남 태풍 피해 상황과 관련 "강이 불어나고 대부분의 집이 휩쓸려 갔다"며 "마을이 더는 거기에 없다"고 말했다.
민다나오 섬의 경찰 대변인 레무엘 곤다는 "날씨가 좋아지면서 태풍 피해 현장에서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섬에서는 주민 7만5천 명 이상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선박 운항이 중단돼 항구에 수천 명의 발이 묶었다.
베트남 태풍은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145㎞를 기록하고 있다.
필리핀은 연평균 20개 안팎에 이르는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제26호 태풍 '카이탁'이 필리핀 중동부 지역에 상륙해 54명이 사망했으며 농업 피해만 약 10억 페소(216억 원)를 기록했다.
베트남 태풍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