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이기겠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내년 시즌 같은 지구에서 맞대결하게 된 일본의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3·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맞이하는 각오를 밝혔다.
추신수는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가족과 함께 입국했다.
지난달 잠시 귀국해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에 참여했던 추신수는 이번 방문에서는 부산과 제주, 서울을 오가며 봉사활동을 위주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전 구단이 노렸던 오타니가 공교롭게도 추신수의 소속팀 텍사스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에인절스에 둥지를 틀면서 내년 시즌 두 선수의 맞대결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추신수는 오타니에 대해 "만화에서나 볼법한 그런 선수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많은 일본 선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며 "같은 아시아 선수로서 미국이라는 먼 나라에 와서 잘했으면 좋겠다"며 선전을 기원했다.
추신수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뿌린 오타니와 맞대결에 대한 각오도 드러냈다.
그는 "같은 지구이니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고 힘줘 말했다.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4번째 시즌을 맞은 올해 1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22홈런, 78타점, 96득점, 12도루를 올렸다.
출루율 0.357은 규정타석을 소화한 팀 내 타자 가운데 가장 높았다.
추신수는 타석에서 꾸준히 생산력을 증명했지만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텍사스는 올해 다르빗슈 유(31)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트레이드하면서 그 대가로 외야 유망주 윌리 칼훈(23)을 받았다.
칼훈은 올해 트리플A에서 타율 0.300, 31홈런, 93타점을 올렸고, 메이저리그에서는 13경기에 출전해 타올 0.265, 1홈런, 4타점을 남겼다.
텍사스의 지역 매체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 추신수를 내보내고 외야 유망주인 칼훈을 키우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존 대니얼스(40) 텍사스 단장이 "추신수 트레이드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내년 시즌 추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트레이드 요구는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추신수와 서로 힘을 주고받았던 든든한 우군마저 사라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박병호(넥센 히어로즈), 김현수(LG 트윈스)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접고 속속 KBO 리그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제 메이저리그에 남은 한국인 풀타임 야수는 추신수뿐이다.
추신수는 "많은 팬이 고작 1∼2년 하고 갔다고 아쉬워하겠지만, 본인들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일본 선수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받을 기회 자체가 적다. 얼마 되지 않은 기회에서 보여준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