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수전 손턴 임명

입력 2017-12-20 22: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26년 경력의 직업 외교관인 수전 손턴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임명했다.

백악관은 손턴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하고 상원에 인준 청문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를 지휘하는 동아태 차관보 자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3월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가 사임한 이후 9개월 이상 공석이었다.

현 정부가 다수의 고위 외교직을 임명하지 않은 가운데 대 중국 관계와 북핵 문제를 책임지는 이 자리를 오래 비워둔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공석을 메우며 차관보 직무를 대행한 손턴 차관보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대행 '꼬리표'를 완전히 떼게 된다.

손턴은 1991년 국무부에 들어와 중국과 옛 소련 등에서 근무했으며, 한국 파견 경험은 없지만 국무부 한국과에서 경제담당으로 일했다. 중국,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동아태 차관보 대행으로서 의회에 출석해 국무부의 대북·대중 정책을 설명해왔다.

그는 지난 9월 대북 대응을 주제로 한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유화정책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와 다른 동맹국처럼 (한미 양국은) 이해가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손턴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으며, 이전부터 동아태 차관보 자리에 손턴을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손턴의 임명에 대해 "틸러슨의 승리"라고 전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스캇 케네디 중국 관계 부소장은 버즈피드에 "손턴은 틸러슨 장관에게 중요한 제도적 기억을 제공하고 트럼프 정부의 다른 부분의 매파 목소리에 맞서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악관 일각에서 손턴이 중국에 너무 온건하다는 이유로 반대해 공식 임명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손턴의 임명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턴의 임명으로 미국 내 한반도 관련 외교·안보 진용의 빈자리가 모두 채워지게 됐다.

미정부는 지난달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명한 데 이어, 최근 한국 정부에 빅터 차 주(駐)한국 미국대사 임명동의(아그레망)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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