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70번째 사상 최고가

입력 2017-12-19 13:13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70번째 사상 최고가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출근길 길이 많이 미끄러우셨을 텐데요, 제 주변에도 넘어져 다친 분들이 몇 분 있습니다만 정말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이 엄동설한에 정말 후끈 달아오르는 곳이 있죠? 바로 미국 주식시장입니다. 오늘 새벽에 끝난 미국 주식시장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만 별로 새로울 것도 없긴 합니다. 다우 지수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오늘까지 70번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기 때문입니다.

거의 매일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만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그 끝이 어딘지에 대해 섣불리 얘기하기 힘든 상황이죠?

그런데 올해 들어서 지속해서 오르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배경은 역시 이번 주에 미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법인 세 감면을 비롯한 세제 개편안입니다.

법인세 감면은 트럼프가 대선 전에서 내세운 대표적인 공약입니다. 이 공약의 실현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결국 트럼프는 해냈습니다. 물론 당초에 트럼프가 계획했던 세금인하와 세세한 부분에서 상장한 격차가 있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이제 내년부터 미국의 법인세는 21%가 됩니다.

35% 세금을 내던 기업들이 21%만 내면 되는 겁니다. 과연 미국의 기업들은 이 14%라는 차익을 어디에 어떻게 쓸까요?

기업들 간의 가격 경쟁으로 제품가격이 인하될까요? 아니면 늘어난 이익을 투자에 쓰겠습니까? 그도 아니면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줄까요?

일방적인 선택이야 있겠습니까마는 어떤 경우라도 주식시장에는 좋은 재료가 되겠지요. 가격이 낮아진다면 안 그래도 꿈쩍도 안 하는 미국의 물가에 더 하락요인이 될 것이고 내년에 세 번이다 네 번이다 말도 많은 기준금리 인상론도 힘이 빠질 가능성이 크겠죠. 이는 달러의 반등을 지체시킬 것이고 곧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더 발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다는 건 M&A가 그만큼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M&A도 글로벌 M&A보다 미국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클 겁니다. 당연히 피인수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전보다 너그러워지고 때로는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이른바 비딩워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미국 주식시장엔 좋은 재료죠.

미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하더라도 주주들에 손에 들어오는 배당금은 늘게 되어있습니다. 이 배당을 받아가는 주주들은 대체로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의 가계들입니다. 맥도날드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은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배당을 받아 든 부자들은 이 돈을 소비에 쓰기보다 또 다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겁니다. 많이 올랐지만, 이익이 늘었다고 배당을 더 주는 기업들의 주식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기업의 순익이 는다는 건 그 어떤 경우든 주식시장엔 조목조목 호재가 됩니다. 다우지수가 지난 일 년간 바로 이 기대감으로 70번이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왔습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여기에 또 하나의 휘발성 강한 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1조 달러 SOC 투자입니다. 미국 전역에 도로 넓히고 다리 놓고 공항 짓고 병원과 학교를 리모델링하겠다는 겁니다.

의회가 반대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한 재정을 허할 리 없다는 겁니다. 내년 11월에 미국은 중간 선거를 치르게 되어있습니다. 통상 대통령 임기 딱 중간에 하는 이 선거에는 집권당이 불리하다고 합니다. 대선과 동시에 치르는 선거는 대선 승리 집권당이 당연히 유리한 거와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게 보통이라는 거죠.

지역구 의원들이 과연 트럼프가 하겠다는 도로 깔고 학교와 병원 고쳐주겠다는 선물 보따리를 앞장서서 반대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당선될 수 있겠습니까?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말입니다.

내년에 미국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바로 이 SOC 투자가 될 것입니다.

70번의 사상최대치 경신이 어디까지 더 갈지 과연 그 정점은 어딘지 섣불리 얘기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트럼프가 만들어가는 거대한 버블의 본 게임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