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시신 부검을 담당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의 5명을 투입하는 등 본격 조사에 돌입했다.
양경무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은 18일 취재진과 만나 "부검이 굉장히 지연되고 있다"며 "유족을 면담했고, 의무기록도 추가로 많이 확보해 검토하면서 들어가고 있다. 얼마나 걸릴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애초 이날 오전 8시30분 부검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회의와 의무기록 검토 등에 시간이 걸려 정오를 넘겨서야 첫 시신 부검을 시작했다. 부검은 병원에서 상태 악화로 심폐소생술이 시작된 순서라고 양 과장은 전했다.
부검에는 국과수 본원 중앙법의학센터장을 포함해 부검의 5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의 3명이 시신 1구씩을 공동으로 부검하며, 2명은 의무기록을 계속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고 양 과장은 설명했다.
양 과장은 "알려졌다시피 법의관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긴 하나 의학계에서도 여러모로 충격적인 사건이고 국민 관심도 높아 가능한 한 여력이 닿는 대로 인력이 투입돼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사망한 신생아들의 세균 감염이 의심된다는 질병관리본부 발표, 신생아들의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가 있었다는 유족 측 주장, 의료과실이나 기기 오작동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부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양 과장은 "가능한 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하게 많은 것을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감염 (가능성) 관련 문제나 의무기록, 투약, 병원 내 처치, 원래 어떤 질병이 있었는지 등을 부검을 통해서 분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생아들의 배가 사망 전후 볼록하게 나왔다는 점과 사인과의 연관성에 대해 양 과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배가 볼록했다는 건 사망하는 과정에서도 나오는 현상 중 하나로, 이것만으로 원인을 말하기에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신생아들이 사망한 장소가 '중환자실'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여러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환자실에서는 다양한 치료가 이뤄지는 만큼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세세한 점검에도 신경 쓰기로 했다.
양 과장은 "시신 자체에서 명확한 사인이 나오면 비교적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는데 의료 처치와 관련됐거나 잘 보이지 않는 원인에 대해서는 해부 소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의무기록과 대조하면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첫 신생아 부검에 들어간 만큼 내부 소견을 봐 가면서 다음 건에 적용할 것"이라며 "경찰 쪽과 잠정 결과라도 공유하게 되면 보도자료 형식으로 정리하려 하나 오늘 저녁일지 내일 아침일지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