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지면서 미숙아 치료와 사인이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미숙아 4명이 병원 치료 중에 잇따라 숨진 것은 국내 초유의 일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바꿔말하면 그만큼 이번 사건이 일반적이지 않고, 사인을 예측하는 게 조심스럽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미숙아는 조산아 또는 이른둥이라고도 불린다.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출생체중 기준으로는 2.5㎏ 이하인 경우 저체중출생아, 1.5㎏ 미만은 극소저체중출생아, 1㎏ 미만은 초극소저체중출생아라고 한다.
미숙아 출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산모의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35세 이상 고령인 경우,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 임신 중 산모에게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급성 또는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다태아인 경우, 미숙아 분만 경험이 있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나 임신성 당뇨병 등의 산과적 질환이 있는 경우, 태아 상태가 안 좋은 경우 등이 미숙아 출산 확률이 높은 상황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치료 중 미숙아가 숨지는 주요 요인으로 대략 3가지를 꼽는다.
우선 폐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인공호흡을 하는 과정 중에 폐렴 등의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이다. 이런 폐렴은 대개 치료 후 회복되지만, 폐가 기흉처럼 급작스럽게 터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관련 전문의의 설명이다.
또 미숙아의 특성상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특정 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패혈증 쇼크를 추정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은 이런 감염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향후 혈액배양검사 등을 거쳐야 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의심되는 게 미숙아에게 잦은 '괴사성 장염'이다. 괴사성 장염은 인공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미성숙한 아이의 장 점막에 무리가 오면서 천공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경우에도 미숙아들은 급성 복막염이나 패혈증으로 악화해 사망할 수 있다.
이밖에 미숙아의 뇌실 내 출혈 또는 두개골 내 출혈, 혈관손상, 색전증, 혈전증 등도 미숙아 치료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모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숙아 사망이 급성인 경우가 많은 데다, 여러 가지 사망원인이 있을 수 있고, 이런 사망원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났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4명이 채 4시간도 안 돼 한꺼번에 숨진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의 신생아 전담 교수도 "몇가지 주요 원인이 추정되긴 하지만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찰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유족들 사이에서는 병원측 과실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부분 역시 역학조사 결과 등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