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초등학교 빈 교실을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하자는 청원을 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는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최근에는 부업 삼아 방송 일도 조금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자녀를 백일 무렵부터 앞집 아주머니나 가정보육시설에 맡긴 경험을 전하면서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젊은 부모들이 마음 놓고 필요한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취학 전 영유아를 가진 젊은 부모들은 공공보육시설 확충을 간절하게 바란다"며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생기는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 일부를, 다시 말해서 지금 특활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교실의 일부를 공공보육시설로 활용할 것을 청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등학교는 다른 어떤 시설보다 환경이 쾌적하다"며 "출입구와 동선을 잘 조정하기만 하면 초등학생들 교육에 특별한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 국가의 시설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대통령도 알고 국무총리도 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참모들도 많이 안다"며 "그러나 그보다는 공개 청원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부처가 합의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은 한 부처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진척이 더디기 마련이어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공개 청원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청원은 오후 6시 30분 현재 1만1천 명이 넘는 동의를 얻어낼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청와대는 30일간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답변을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유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방송 녹화 도중 청와대 청원에 참여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어 이 제안을 얘기했다"며 "방송 후 진짜로 한 번 올려보자는 생각이 들어 청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