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때리기 올인한 한국당...속내는?

입력 2017-12-08 08:40
MBC 새 사장에 '해직PD' 최승호씨…5년만에 복귀

최승호 사장 "국민 신뢰 다시 찾겠다…최우선 과제는 해직자 복직"

최승호 "실망이 아닌 꿈과 희망을 주는 MBC가 되길 위해 노력할 것"



최승호 사장은 무너진 MBC를 재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비판을 위한 비판을 위해 기계적 중립보도를 할 것인가.

MBC 신임 사장에 MBC 해직PD인 최승호(56) 뉴스타파 PD가 선임되면서 긍정적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노무현 비판’을 상기하며 최승호의 MBC가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최승호 씨를 비롯해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등 사장 후보 3명을 대상으로 공개 면접을 진행하고, 투표에서 재적 이사 과반의 지지를 얻은 최승호 씨를 MBC 사장에 내정했다.

최승호 사장은 이사회 직후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새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의 잔여임기인 2020년 주주총회 때까지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 야권 측 이사인 고영주,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 이사는 불참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은 후보자가 없어 2차 투표에서 신임 사장이 결정됐다.

최승호 사장은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MBC에 입사해 시사교양국 'PD 수첩' 책임 PD, 'W' 책임 PD로 활동했다.

그는 2010년 PD수첩 제작진으로 일하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가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2012년 파업 참여를 이유로 MBC에서 해직됐다.

해직 이후에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PD와 앵커로 활동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 지난 8월 개봉하기도 했다.

최승호 사장은 "MBC가 긴 세월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 끼쳐드렸는데 다시 국민께 돌아가게 됐다"며 "중요한 책무를 맡았는데 꼭 다시 국민의 신뢰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MBC의 최우선 과제로 '해직자 복직'을 꼽고 "앞으로 MBC를 이끌어갈 분들을 선임해 MBC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게 당장 발등에 떨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최승호 사장은 "보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외압을 막는 방패의 역할을 하겠다"며 "기자들에게 무엇을 보도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안 할 것이며 그들이 받는 압력을 막아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승호 사장 선임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와 언론시민단체들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MBC노조는 "MBC가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최고의 방송사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새 경영진과 머리를 맞댈 준비가 되어 있다"며 "노사 모두 MBC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최 사장이 약속한 정책들은 MBC 정상화의 밑그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당, 최승호 사장 내정에 "MBC, 완전한 노영방송 됐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MBC 신임 사장에 MBC 해직 PD 출신인 최승호(56) 뉴스타파 PD가 내정된 데 대해 "공영방송 MBC가 완전한 노영방송이 됐다"고 논평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 8개월밖에 안 된 사장을 끌어내리고 결국 노조를 등에 업은 최승호 신임 사장이 MBC 사장실을 점령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최승호 신임 사장이 과연 공정한 인사를 할 것인지, 과연 보도에 개입하지 않을 것인지, 과연 시청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지, 국민이 무서운 눈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또 "MBC 소속 일선 기자들이 최승호 사장과 노조 집행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해낼 수 있을지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도 '잔혹한 MBC 숙청사가광우병 2의 개막으로 이어지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별도 발표하며 최승호 사장 선임을 강력 성토했다.

이들은 "'뇌송송 구멍탁' 등의 허위보도로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광우병 보도 PD수첩' PD 출신인 최승호를 사장으로 앉히려고 그토록 무리한 짓을 저질렀느냐"면서 "경악스럽고 무섭고 두렵다"고 밝혔다.

또 최승호 내정자가 MBC 해직기자들을 복직시키겠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현재 해직기자들은 해고 문제를 놓고 MBC와 소송 중"이라며 "사법부에서 해고의 정당 여부를 판단하기도 전에 본인이 모든 것을 교통정리 하겠다는 것이냐. 사법부도 아랑곳하지 않은 MBC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최승호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