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찾아오는 치질, 오해와 진실

입력 2017-12-07 14:33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면 혈관 질환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혈관질환'이라 하면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혈관질환을 떠올리는 경향이 짙지만 부끄럽다는 이유로 방치하기 쉬운 '치질'도 대표적인 혈관 질환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치질은 치핵과 치열, 치루 등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해 부르는 말로 치질 환자 중 80%가 혈관의 치핵에 해당된다. 치질의 원인을 배변 후 뒤처리를 깨끗하게 하지 못하고 지저분한 생활 습관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치핵은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조직이 오랜시간 배변 시 힘을 주거나 오래 앉아 있기, 복압이 높아지는 운동 및 직업 등이 지속돼 병적으로 늘어나고 약해져 항문의 혈관과 주위 조직들이 항문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혹처럼 취어나오는 것으로 일종의 노화성 퇴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각종 신경과 혈관이 모여 있는 항문은 기온이 내려가면 항문에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증상이 심해지거나 악화되기 쉽다. 또한 치질은 음주 후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연말연시, 신년회 등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기인 겨울에 치질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정보 빅데이터에 따르면 겨울철 치질 환자수는 가을에 비해 약 1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치질 수술병원 중앙항외과의 윤상민 원장은 "치질은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 한 번쯤은 겪는 흔한 질환으로 부끄러워 방치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면서 "심각한 통증은 물론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하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항문외과 개원가에서 활발히 시행되는 치질 수술은 항문조직을 최소한으로 절개하고 내부의 치핵조직을 제거하는 '점막하 치핵절제술'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대안으로 등장한 '클린패스 레이저 치핵절제술'은 절단단(치핵을 결찰 후 남기는 조직)을 거의 남기지 않아 상대적으로 통증은 줄이고 회복은 빠르며 항문의 기능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재발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원장은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면 항문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수분과 섬유질이 많은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며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변이 나오지 않는데도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며 반드시 하루에 1번 대변을 봐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은 오히려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오래 앉아 있는 습관과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것도 항문에 좋지 않다. 따라서 장시간 앉거나 서있어야 한다면 주기적으로 자세를 바꿔 혈액순환을 시켜줘야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