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 소득상위 10% 제외, 시행시기 9월로 밀려
대상자 실망에 후폭풍 일 듯…참여연대 "노인빈곤·출산 문제 협상 대상 아냐"
문재인 정부의 대표 복지정책인 아동수당 신설과 기초연금 인상이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시행시기가 일제히 연기되는 등 후퇴했다.
지난 대선 핵심 공약으로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복지정책들이 예산낭비 지적 등 여러 논란으로 후퇴하면서 정책 대상자의 반발을 부르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여야간 타결된 새해 예산안 합의문에 따르면, 여야는 내년 7월부터 만0∼5세 아동 모두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하려던 정부의 아동수당 신설 계획을 변경했다. 지급 시기는 9월로 미뤄졌고, 대상은 2인 이상 가구 기준 소득수준 90% 이하 만0∼5세 아동으로 조정됐다.
이렇게 되면 내년 아동수당 지급대상 253만명 중 소득 상위 10% 수준에 해당하는 25만3천여명은 아동수당 정책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고소득층 자녀에게까지 아동수당을 주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아동수당이 보편적 복지에서 선별적 복지로 바뀌면서 정부는 0∼5세 자녀가 있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소득·재산 조사를 벌여야 하는 등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초연금의 경우, 기준연금액을 내년 9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애초 시행시기를 내년 4월로 잡고 있었으나, 지방선거 전에 기초연금 인상이 시행되면 여권에 유리해진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저출산과 노인빈곤 해소를 위한 핵심 방안을 꼽힌 복지정책이 후퇴한 데 대해 시민사회에서는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현재 한국사회의 노인빈곤과 출산율은 최악의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을 도외시하고 예산안 처리에 매몰돼 보편적 아동수당이 마치 공무원 증원이나 기초연금액 인상과 맞교환할 수 있는 것인 양 협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동수당 기초연금 연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