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또 놓쳤나'…해경, 신고접수시각 번복

입력 2017-12-04 19:19


인천 영흥도 낚시 어선 추돌사고 발생직 후 해경 구조세력의 현장도착 시각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뒤집힌 배 안의 '에어포켓'에서 1시간 30분 이상을 버티다 구조된 낚시객도 3명이나 있던 점을 고려할 때 해경이 조금 더 현장에 일찍 도착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해경은 사고 발생 하루 만에야 신고접수 시각을 3일 오전 6시 9분에서 6시 5분으로 수정해 논란을 키웠다.

황준현 인천해경서장은 4일 브리핑에서 "명진15호 선장이 (3일) 06시 5분에 VHF를 이용해 인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을 했다"며 "교신 내용은 '영흥대교 남방에서 급유선과 어선이 충돌해 2명이 추락했는데, 구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인천VTS는 오전 6시 5분 곧바로 경비전화로 인천해경 상황실에 전파했고, 인천해경은 오전 6시 6분 영흥파출소와 P-12정에 현장 이동을 지시했다.

불과 4분의 차이를 수정한 발표지만, 분초를 다투는 구조현장 특성상 이는 매우 다른 의미를 지닌다.

해경 구조세력의 현장 최초 도착 시각은 3일 오전 6시 42분이다.

신고를 접수한 6시 5분으로부터 37분이 지난 시점이다.

인천해경 영흥파출소 리브보트가 출항한 진두항에서 사고지점까지 불과 1마일(1.85km)인 점을 고려하면 현장도착 시간이 빨랐다고 볼 순 없다.

해경은 이에 대해 상황실 출동 지시를 받고 직원 3명이 6시 13분 보트 계류 장소에 갔지만, 주위에 민간선박 7척이 함께 계류돼 있어 이를 이동시키고 6시 26분 출항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선박을 풀어내는 데에만 13분의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긴급상황에 대비해 보트가 언제든지 곧바로 출항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해경은 이곳이 해경 전용 계류장이 아니라 민간계류장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경 관계자는 "전용 계류장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을 신청하지만, 그때그때 곧바로 예산이 반영되진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