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의 역사는 오늘도 이어진다. 이색적인 '성덕 인증,'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입력 2017-12-04 14:26


좋아하는 가수와 같이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면? 오랜 시간 동경해온 스타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거나, 아니면 내 인생을 바꾼 가장 좋아하는 책에 나의 그림이 실린다면?

위의 이야기들은 '성덕'의 사례들이다. 특히 젊은 층들 사이에서 '덕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이와 관련된 문화도 풍성해지면서, SNS에 '성덕'을 인증하고 이런 성덕들을 부러워하며 응원하는 일도 흔해졌다.

여기서 '덕후'라 함은, 일본어 '오타쿠'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변형된 단어이다. 본래 일본에서는 '서브컬쳐에 광적으로 몰입하여 사교성이 결여된 사람'을 뜻했지만, 한국에서는 그 뜻이 긍정적으로 변해 '특정 분야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연구하여 전문가 못지않은 사람'으로 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인의 84%가 자신에게 '덕후 기질이 있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성덕', 즉 '성공한 덕후'가 되는 것은 모든 덕후들의 꿈이다. 지난 8일 방영된 '한끼줍쇼' 에서는, 평소 가방에 '트와이스'의 앨범과 응원봉을 넣고 다닐 정도로 팬인 남학생이 트와이스의 다현, 정연과 자신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학생은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네티즌들은 '성덕'의 꿈과 그 기쁨에 공감하면서 학생에게 호응해주었다.

또한, H.O.T의 5기 팬이었던 윤하가 멤버 중에서도 가장 좋아했던 강타와 함께 듀엣을 하게 된 일, 보아의 1기 팬이었던 샤이니 키가 보아와 같은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같은 방송과 무대에 서게 된 일 등이 성덕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연예계 스타와의 사이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스타 작가의 팬이 성덕이 된 사례도 있다. 바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제작에 참여하게 된, UX 디자이너 Jason Barron의 이야기이다.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의 원서인 Getting More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아, 저자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가 가르치는 워크숍에도 찾아갔다. 그리고 그 워크숍의 내용을 일러스트 형식으로 필기하여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는 그의 일러스트를 밀리언 특별판에 삽입하자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였고, 그 후 몇 주간, 시차를 극복하면서 42컷의 일러스트를 완성하여 책에 실었다.

일러스트들은 그가 샅샅이 파악하고 있는 본 책의 내용들을 쉽게 요약하고 있다. 책에 실린 일러스트를 본 저자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도 이 그림들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꿈속에서만 보았던 사람과 실제로 만나고, 그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하고,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성덕들의 역사는, 오늘도 열정으로 자신의 분야에 몰두하고 있는 덕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성덕이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