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여학생의 ⅓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기도 여주의 한 고교 교사 2명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불순한 의도나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30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최호식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52) 교사와 한모(42) 교사에게 각각 이같이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고교 교사로서 감수성 예민한 여학생들을 보호·감독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오랜 기간 다수의 여학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 여학생 대부분은 아직도 피고인들을 용서하지 않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점, 일부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 과정에서 김 교사는 일부 혐의에 대해 체육수업 도중 수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행위이고, 안마를 해달라고 한 것은 부적절하기는 하지만 추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해 여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껴 추행으로 볼 수 있다"며 김 교사의 혐의 대부분을 추행으로 인정했다.
한 교사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불순한 의도나 목적을 갖고 한 행위는 아니었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한 교사의 혐의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김 교사의 일부 혐의에 대해선 추행의 고의가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인권담당 안전생활부장이던 김 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여학생 13명을 추행하고 자는 학생 1명을 준강제추행한 것은 물론 자신의 신체를 안마해달라는 명목으로 13명을 위력으로 추행하고 4명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8월 22일 구속기소 됐다.
한 교사는 2015년 3월부터 올 6월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복도 등을 지나가다가 마주치는 여학생 54명의 엉덩이 등을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두 사람이 근무하던 고교는 전교생 455명 중 여학생이 210명 재학 중이었는데 전체 여학생의 ⅓이 넘는 72명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