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마침내 '영웅' 자리에 오르다..남다른 농담 ‘눈길’

입력 2017-11-29 15:36
'차붐' 차범근, 축구인 최초로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

대한체육회, 2011년부터 스포츠영웅 선정…차범근이 10번째

차범근 "작년에는 김연아 때문에…가장 자랑스러운 상"



차범근 전 감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차붐' 차범근(64)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기 때문. 차범근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실검에 등극한 상태다.

차범근은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7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공인받았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린 체육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예우하기 위해 스포츠영웅을 선정해왔다.

2011년에는 고(故) 손기정(마라톤)과 고(故) 김성집(역도), 2013년은 고(故) 서윤복(마라톤), 2014년은 고(故) 민관식(체육행정)과 장창선(레슬링), 2015년은 고(故) 김운용(체육행정)과 양정모(레슬링)와 박신자(농구), 지난해에는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명예의 전당에 올라갔다.

축구인 출신으로는 처음 스포츠영웅에 선정된 차범근 전 감독은 말 그대로 전설이다.

차범근은 축구 국가대표 A매치 최다출장(136경기)과 최다 골(59골) 기록을 보유한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범근은 특히 1978년부터 1989년까지 서독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308경기에서 98골을 넣었고, 두 차례 UE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차범근은 이어 현역 선수 은퇴 후에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프로축구팀 지휘봉을 잡아 지도자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유소년 선수 양성과 체육 행정가로도 활약을 펼쳤다.

1975년 체육훈장 기린장과 1979년 체육훈장 백마장을 수상한 차범근 전 감독은 올해의 스포츠영웅 수상자로 선정돼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됐다.

차범근 전 감독은 이와 관련 "작년에 (후보로 오르면서) 주위에 많이 투표를 독려했다. 그래도 김연아 앞에서는 가당치 않은 이야기였다. 저라도 김연아를 찍었을 것 같다. 그래도 '절대 강자 김연아가 수상하면 내년에는 내게 상이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도 했다"며 농담으로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차범근 감독은 이어 "세계 역사학회가 저를 20세기 아시아 최고 선수로 뽑았을 때보다 더 깊은 의미를 느낀다. 18세에 받은 신인상과 함께 가장 자랑스러운 상으로 기억하고 싶다. 저에게는 차범근 축구 인생의 디딤돌과 마침돌이 된 상"이라며 감격을 전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하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축구계에도 애정이 어린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칭찬받지 못하는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힘을 주고 싶다. 팬들도 사랑으로 화를 내는 것이다. 팬들 눈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축구협회는 변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한 뒤 "한국 축구,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차범근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