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우리은행장...최병길 막판 부상

입력 2017-11-29 17:16


<앵커>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최종 임원추천위원회가 내일 오후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다름없다던 판세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행장 업무를 위임받은 손태승 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으나 일부 임추위원들이 최병길 후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판세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면서 은행연합회장 때와 같은 반전이 이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초 금융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손태승 부행장이 낙점됐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검증기간을 거치며 최병길 후보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복수의 임원추천위원들은 최병길 후보의 개혁적 성향과 전문적인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우리은행 임추위는 최 후보에 대해 지난 면접에서 이력을 중심으로 능력 검증을 마쳤고 내일 오후 진행될 최종 심층면접에서는 향후 경영전략과 인사 등 구체적인 계획을 검증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최 후보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한일은행 합병추진 과정에서 활약했고, 지난 2002년 만 49세의 나이로 경영기획본부장(부행장)에 올라 은행의 구조조정과 개혁을 지휘한 기획통입니다.

2004년 우리은행을 떠나 2009년까지 금호생명 사장을 지냈고 이후 삼표그룹의 재무전략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제조업체 CEO로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2015년엔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인수를 주도했는데, 우리은행의 향후 과제인 민영화 완성과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M&A와 대관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은행 노조를 비롯해 일부 임추위원은 최 후보가 상대적으로 고령에 우리은행을 떠난지 10년이 넘었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핀테크와 같이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금융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고, 채용비리 문제로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내부에 몸 담고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겁니다.

현직 프리미엄과 올드보이, 호남과 영남, 한일과 상업 등 갖가지 대결 구도속에 결국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일 있을 최종 면접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