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전두환-국정원 서버, 미얀마 상공 비밀은?

입력 2017-11-29 13:53
김현희 "北'메구미 사망' 주장은 김정일 일가 비밀 알았기 때문"

김현희 日언론 인터뷰서 주장



김현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인 김현희 씨가 북한이 납치 피해자인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橫田 めぐみ)의 사망을 주장하는 이유는 그가 공작원 교육에 관련된 데다 "공개해서는 곤란한 비밀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전했기 때문.

김현희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는 이날 서울발 인터뷰 기사에서 김현희 씨가 이같이 말한 뒤 그 내용으로 "첫 번째는 김정일 일가와 관련된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현희 씨는 1984년 6월께 동료 공작원의 일본어 교육 담당이었던 메구미와 1회 면회한 적이 있으며 대한항공 테러사건 전에는 또 다른 납치 피해자와 찍은 임신한 메구미의 사진을 봤다면서 이후 한국인 납치 피해자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여아를 출산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산케이는 김현희 씨가 메구미의 생존정보를 확인했다며 "살아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김현희 씨는 메구미가 이혼 후 김정일 일가의 일본어 교사를 맡고 있었다는 정보를 얻었다면서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모른다"고 답했다.

산케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유년기에 일본어를 배웠다는 점에서 김정일 일가의 아이들이 (교육) 대상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작년 7월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한 외무성 내에서 나돌았던 이야기라며 메구미가 "사망했다고 들었다"고 올해 3월 밝힌 바 있다.

김현희 씨는 북한이 1977년 실종 당시 13세였던 메구미를 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 측이 당초 외국인을 '김일성 혁명전사'로 교육, 공작에 활용할 목적이었지만 유럽에서 실패함에 따라 공작원 교육 담당 등으로 그 목적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김현희 씨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 후원자였던 중국도 현재 유엔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경제적으로 "길게는 유지할 수 없고 5년 지나면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씨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는 "미국과 협상해 평화협정을 체결, 주한미군을 철수시킨 뒤 한국을 (사회주의 체제하로) 적화통일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AL858기 가족회'는 29일 KAL858기 폭파 사건 30주기를 맞아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거듭 촉구했다.

가족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 국회의원 인재근 의원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KAL858기 사건 30주기 진상규명대회·추모제'를 열고 "다시 한 번 정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기관을 구성해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KAL858기 사건의 배후에는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전두환 정권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공작이 있었다며 "국정원은 공작의 전모를 밝히고 국정원 서버에 담긴 테러범 김현희 관련 자료까지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족회는 "김현희에 대한 수사와 재판 내용은 물론 당국의 발표, 김현희의 주장은 심각한 모순과 문제투성이"라며 김현희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와 신원 확인을 위한 북한 현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가칭 'KAL858기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고 진상규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87년 11월 29일 중동 건설현장에 나갔던 근로자 등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서울로 돌아오던 대한항공 858편 항공기는 미얀마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으며 희생자 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해왔다.

김현희는 이날 추모제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현희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