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언니가 배우인 것을 숨겨야만 했던 두 여배우

입력 2017-12-04 10:02


배우가 온전히 연기로서만 평가받을 수 있는 일. 당연한 일이지만, 두 신인 배우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연기력이 부족해서 그러냐고요? 아뇨! 그것보다 대중들의 색안경을 넘어설 무언가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드라마 '항금빛 내 인생'에 출연하고 있는 이다인, 그리고 충무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았던 채서진이 바로 그 둘입니다.

'화랑'에 출연했던 이다인은 이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 여느 스타 2세들이 그러하듯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이라는 가족에 대한 수식어가 자신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본명 이주희를 두고 가명 이다인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죠.



KBS 드라마 '화랑'에서는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린 '화랑'에서 이다인은 극 중 수호(최민호 분)의 여동생이자 반류(도지한 분)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수연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특히, 많지 않은 분량이었음에도 분량을 늘려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할 만큼 반류와 수연의 러브라인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죠.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해성그룹 막내딸 최서현 역을 열연 중입니다. 도도함과 순진함을 넘나드는 무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죠.

이다인이 배우의 꿈을 꾸게 된 데는 엄마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대본을 맞춰주면서 재밌다고 생각을 갖게 된 거죠. 이다인은 "가족관계는 저에게 숙제예요. 그 꼬리표를 떼는 것은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부담감도 있지만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죠. 이번 화랑을 통해서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낀 것 같아 조금 마음이 놓였어요"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다인은 "제가 다른 평범한 신인들보다 몇 배로 잘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좋은 반응을 들을 수 없겠구나 겁을 먹었죠. 엄마에게 해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담감도 컸고요. 막상 데뷔를 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받고 그랬을 때는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는데, 99% 악플과 1%의 응원이 있었을 때 그 1%의 응원이 참 힘이 되더라고요. 그 댓글 하나로 버틸 수 있었어요"라고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채서진 역시 연예계에 가족이 있습니다. 바로 김옥빈의 동생인데요. 그녀는 지난해 12월에 '커튼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찾았죠. '커튼콜'에서는 4차원 발연기 배우 슬기 역으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는 수현의 첫사랑 연아 역으로 분했습니다. 채서진 역시 언니 김옥빈의 영향을 많이 받아 배우의 꿈을 키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 주변에는 항상 언니의 시나리오들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연기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한예종에 입학 후 수업을 들으면서였죠. 그녀는 김고운이라는 본명 대신 채서진이라는 가명을 쓰고 있습니다. 배우로 활동하기 전부터 '김옥빈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녀서 본인의 이름으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어 선택했다고 해요.

스타 2세, 누구의 동생이 아니라 온전한 연기로만 평가받고 싶어 하는 이 두 배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