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을 내는 페라리를 향해 시끄럽다며 소주잔을 던진 남성이 차량 수리비로 2천만원을 물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처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오후 11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에 있는 한 장어집에서 A(47) 씨는 지인과 함께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초여름 날씨에 노천 테이블에 있던 A 씨는 해변 길을 달리는 차량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짜증이 났다.
이어 엔진에서 굉음을 내는 고급 차량 여러 대가 지나갈 때 A 씨는 들고 있던 소주잔을 차량을 향해 던졌다.
날아간 소주잔은 시가 5억 원짜리 페라리 운전석 유리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고 유리창에는 흠집이 생겼다.
페라리 운전자 B(47) 씨는 차에서 내려 도로에 있던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소동이 벌어지자 A 씨는 일행을 두고 모른척하며 자리를 떴다.
사업을 하는 B 씨는 페라리 운전석 유리창 교체 비용이 2천만원에 달한다며 경찰에 범인을 잡아달라고 요구했다.
해운대경찰서는 식당 폐쇄회로TV(CCTV)에서 A 씨가 소주잔을 던지는 장면을 확인하고 A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일용직으로 정비 일을 하는 A 씨는 2천만원을 배상할 형편이 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페라리 유리창이 특수재질이고 차량을 서울에 보내 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용이 2천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며 "피의자가 페라리 운전자에게 합의를 시도했으나 금액이 너무 높아 조사 당시에는 합의가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페라리 운전자 B 씨가 보험처리를 하느냐 개인 비용으로 수리하느냐에 따라 A 씨는 구상권 청구소송이나 손배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A 씨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페라리 유리창이 소주잔보다 약해?(kmi***)", "페라리 부럽긴 한데 소주잔 던질 생각은 없다(kwn***)", "페라리 치고는 싸게 나왔네. 운전자가 착한 듯(lov***)"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