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 침투한 소나무재선충병과 전면전 시작

입력 2017-11-20 23:56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국립공원 내 소나무들을 재선충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달부터 2022년까지 403억원(국비 70%, 도비 30%)을 투입해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에 대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방제 사업의 종류는 나무주사 19만3천 그루, 고사목 제거 6천700그루, 항공방제 2천760㏊다. 투입되는 작업 인력은 2천600여명이다.

사업별 예산은 나무주사가 380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94.3%를 차지한다. 다음은 고사목 제거 17억원, 항공방제 6억원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우선 이달부터 연말까지 4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와 올해 재선충병 고사목이 발생한 제2어승생수원지 주변과 석굴암 주변 등 2개 지구 74㏊에 있는 소나무 2만2천 그루에 방제약을 투입하는 나무주사를 한다.

감염목이 발생했던 곳을 중심으로 반경 50m 내에 있는 나무에 일일이 약효가 6년간 지속하는 방제약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또 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증식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파악된 3천여 그루의 일반 고사목을 모두 베어낸다. 고사목이 있는 지역을 3개 지구로 나눠 각각 방제단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거한 고사목은 헬기 등을 동원해 국립공원 밖으로 운반한 뒤 소각하거나 파쇄할 방침이다.

특전사와 산악안전대, 환경단체 회원, 드론 등을 투입해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고사목이 있는 곳의 좌표를 확인하는 작업도 벌인다.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는 지난해 1그루의 재선충병 감염 고사목이 발생했으며, 올해 17그루가 추가로 확인됐다. 감염목이 확인된 가장 높은 곳은 해발 900m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기획재정부와 산림청, 환경부 등이 협의해 세계자연유산 보호를 위해 많은 예산을 배정해줬다"며 "나무주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일반 고사목까지 모두 제거하는 방법으로 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