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상생기업’ 산 넘어 산

입력 2017-11-16 17:30


<앵커>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불법파견 논란이 법적다툼으로 번지는 등 해결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직접고용 대신 3자 합작회사, 이른바 ‘상생기업’을 대안으로 내놨습니다.

직고용을 피하고 싶은 파리바게뜨 본사와 부담이 전가될까 두려운 가맹점주, 회사 문을 닫을 판인 협력업체 3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건데요.

과연 이 상생기업은 새로운 대안이 될까요?

신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파리바게뜨 제빵사 불법파견 문제 해소를 위해 대안으로 추진되는 것은 3자 합작회사인 '상생기업'입니다.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가 각각 지분을 투입해 설립한 합작법인이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방식입니다.

본사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제빵 기사들의 급여를 평균 13.1% 올려 처우를 개선해주는 조건도 내걸었습니다.

고용부가 지적한 불법파견 문제를 풀면서도, 직접 고용 부담을 피하는 새로운 모델을 내놓은 것입니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제조기사(5300여 명)와 가맹점(3400여 점), 협력업체 등 1만 명에 가까운 이해관계자들이 있다며, 모두의 의견을 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입장입니다.

3자 합작회사 출범 논의는 직고용 외에 다른 대안도 가능하다는 고용부 차관의 발언에서 시작됐지만, 출범은 산 넘어 산입니다.

한발 물러섰다고 해도, 제빵사 전원 동의라는 전제조건이 달렸기 때문입니다.

전체의 12%인 제빵기사 노조(600여명)가 꼼수라며 반대하는 상황에서, 고용부가 기존 원칙을 바꿀 명분은 크지 않습니다.

<인터뷰> 임영국 화학섬유식품노조 사무처장(제빵노조 소속)

“상생협의체는 또 다른 도급업체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거에 지나지 않습니다."

특히, 임금체불이나 임금꺾기 등으로 14일까지 110억 원을 지불해야했던 협력업체는 오히려 취소소송을 제기했다며, 상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3자 합작회사 설립에 불만을 갖고 있는 가맹점주를 설득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인터뷰>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가맹점주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매출이 좀 낮은 곳은 인건비 부담이 커지니까 점주기사 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합니다.”

여기에 불법 파견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지 여부도 변수입니다.

3자 합작회사에 고용된다 해도, 제빵사의 실질적인 사용 사업주는 파리바게뜨라는 의혹을 여전히 지울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도재형 이화여대 교수

“가맹점주나 가맹본사, 협력업체가 새로운 대안을 만들려고 했다고 볼 수는 있는데요. 제빵기사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부족하다고 봅니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고용부의 직접 고용 명령 효력이 지속될지 여부는 다음주(22) 법원에서 결정됩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