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 체육대회 중 간호사들의 장기자랑 모습.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이미지 캡처=연합뉴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한 이후 장기자랑 프로그램에 대한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불만이 가장 많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 측이 체육대회 3주 전부터 낮 근무를 마친 간호사들에게 밤 10~11시까지 연습을 시키고, 다음날 새벽 출근을 시켜왔다는 글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올라왔다.
심지어 장기자랑에 출연하려는 인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신규 간호사들에게 "춤 잘 출 수 있냐", "누가 제일 날씬하냐" 등 간호사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하는 경우를 목격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성심병원은 매년 10월 재단행사인 '일송가족의 날'에 간호사들을 강압적으로 동원해 장기자랑 시간에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게 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간호사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현재 성심병원 전·현직 간호사들은 '시간외수당 미지급'도 문제 삼고 있다.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동안 정시퇴근을 할 수 없었는데 병원 측이 시간외수당도 전혀 챙겨주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성심병원의 시간외수당 미지급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매주 화요일 오전 7시에 열리는 화상회의 참가자에게도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회의는 진료팀·행정팀·병동운영팀 등 30~40개 팀이 돌아가면서 병원 발전을 위한 제언 등을 주요 보직자들에게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성심병원 일부 직원들은 화상회의에 참가하는 대표자를 팀별로 '외모'를 기준으로 선발한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임신한 간호사에게도 야간근무를 강요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성심병원 측은 현재 내부조사가 진행 중이며 논란이 된 사안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성심병원 관계자는 "장기자랑과 관련한 시간외수당 미지급은 사실관계를 아직 조사 중이라 아직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다만 화상회의 참가를 위해 일찍 출근했을 경우에는 그만큼 조기 퇴근을 해왔으므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