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했을 때 목을 따끔거리게 할 정도로 가을철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우울감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진영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13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자료를 이용해 동일 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한 12만4천205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때(42.4㎍)와 높았던 때(55㎍)로 나눠 조사 대상자의 우울감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낮았을 때보다 높았을 때 우울감 발생률이 40% 높았다. 또 삶의 질 악화, 자살사고, 주관적 스트레스도 같은 조건에서 발생률이 각각 38%, 24%, 20%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도 우울감을 높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미세먼지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심해졌을 때 정신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남성 환자의 증가율은 여성보다 12% 높았다.
신진영 교수는 "그동안 여성과 노인이 미세먼지로 인한 정신건강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새롭게 입증됐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