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경유를 대규모로 제조해 시중에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등 혐의로 가짜 경유 제조관리책 송모(36)씨를 구속하고, 원료공급책 이모(42)씨 등 2명을 형사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송씨 등은 2012년 8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폐유 정제업체에서 정제유를 생산한다는 명목으로 대형 정유사 A사로부터 경유 반제품 7천380만ℓ(1천억원 상당)를 공급받아 이를 국내 35개 주유소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A사로부터 공급받은 경유 반제품은 HLBD라는 제품으로, 경유 완제품과 거의 유사해 그대로 유통해 진짜 경유와 약간만 섞어도 가짜 경유라는 것을 판별할 수 없다.
이들은 HLBD를 ℓ당 980원에 매입, 교통세 등 경유에 붙는 세금(ℓ당 528원)을 내지 않고 7천380만ℓ를 유통하면서 총 39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에게 HLBD를 판매한 A사는 송씨 등의 가짜 경유 판매 사실을 알고도 경유류 재고처리를 수월하게 하려고 고의로 경유 원료를 공급한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경유 반제품을 완제품과 혼합한 가짜 경유를 차량 연료로 사용하면 연비 및 출력 저하는 물론 엔진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탱크로리 운반책 조모(52)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한 운반책 1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가짜 경유 유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