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등장에 日 '화들짝'...트럼프에 뿔났다?

입력 2017-11-08 13:37
日, 한미정상회담 대대적 보도…이용수 할머니 만찬초청에 '경계'

日 정부와 언론, 이용수 할머니 만찬 초대에 불편한 감정



이용수 할머니 만찬초청을 바라보는 일본의 눈이 싸늘하다.

일본 주요 신문들이 8일자 1면에 전날 열린 한미정상회담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는데 특히 이용수 할머니 사진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

이용수 할머니는 이 같은 일본 언론 보도 직후, 국내 주요 포털에서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이용수 할머니를 보도한 이들 일본 신문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최대한 압력을 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는 한편 대북 대응이나 통상 문제에 대해 입장차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미 정상이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최대한의 제재와 압력을 계속 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으며 요미우리신문도 1면에 '미·한, 북에 최대 압력'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협력하자고 보조를 맞췄으나 군사적 조치를 내비치며 압력을 가하는 미국과 대화에 의욕을 보인 한국이 의견차를 숨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대한 자세, 미군 기지 부담, 통상 문제에서 두 나라 사이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 부각됐다"고 전했다.

특히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결속을 연출했으며 한국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불신감을 없애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보도하며 일본 보수층의 시각을 대변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별도의 기사를 통해 지난 6일 밤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자국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만찬에 대해서는 마치 결혼식 같은 분위기였다고 소개하며 미화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안아주는 사진을 게재하는 한편, 만찬 메뉴에 독도 근해의 새우가 들어있었다고 소개하며 일본 정부의 반발을 전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용수 할머니는 히트 중인 영화('아이 캔 스피크')의 모델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할머니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게 한 것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위안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미국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누리꾼들은 이용수 할머니 보도에 대한 일본 외신 보도와 관련 “일본 언론보도가 문제가 아니라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없던 자유한국당이나 보수언론의 입장이 궁금하다” “친일파 정치인들과 친일언론들은 어떤 시각인지 입장을 표명해달라” “박근혜 정권은 일본 눈치 보느라 불가능했을 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근혜정부 시절 여가부 등록 비영리법인으로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 정부가 출연하는 10억엔을 기반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기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해당 합의를 '졸솔 합의'라며 반발하고, 일부 위안부 할머니들은 현금 지급을 강하게 거부해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박근혜 정부에서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국민 대다수가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설파해왔다.

이용수 할머니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