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전 암 수술한 76세 운전자…'생계' 때문에 달렸나

입력 2017-11-06 22:33


8명의 사상자를 낸 창원터널 앞 폭발·화재 사고 당시 5t 트럭을 몰았던 운전자 윤모(76)씨는 고령의 나이에도 생계유지를 위해 트럭 운전을 계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는 사고 3개월 전 대장암 1기 수술을 받은 정황이 최근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수술 등 윤 씨의 건강상태가 아닌 차량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수술과 사고의 직접적 연관관계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윤 씨가 사고 3개월 전 대장암 1기 수술을 받은 사실을 윤 씨 유족을 통해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종양 부분만 떼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얼마 만에 다시 운전대를 잡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장암 1기 수술은 개복이나 복강경이 아닌 내시경을 통해 이뤄지는 간단한 수술이다.

대장암 1기 5년 생존율도 94.3%로 갑상샘암 1기(96.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사실상 수술과 동시에 완치나 다름없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보통 수술 후 2·3일이면 완치돼 퇴원하는 간단한 수술"이라며 "수술 당사자가 고령의 노인이라 하더라도 3개월 전이면 이번 터널 사고와 건강상태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의료기록을 조회해 암 수술 등 윤 씨 지병이 이번 사고와 연관은 없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윤 씨가 취득하지 않은 화물운송종사 자격증도 응시자 나이나 건강 제한은 따로 필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안전공단 경남지사 관계자는 "적성검사 뒤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일정 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자격증이 발급된다"며 "나이 상한선이 있거나 건강검진을 따로 해 적합 여부를 가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울산에 홀로 거주했던 윤 씨는 약 15년 전부터 트럭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가족과 왕래도 뜸했던 윤 씨는 생계를 잇기 위해 고령임에도 위험물을 과적한 트럭 운전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나이나 수술 등 윤 씨의 건강 이상보다 브레이크 파열 등 차체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