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로봇 개발사를 매각한 데 이어 로봇 관련 특허도 대거 양도해 로봇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특허정보서비스 업체 윕스와 미국 특허청(USPTO) 등에 따르면 구글은 로봇공학 관련 특허 36건을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양도하는 절차를 최근 마무리했다.
구글이 양도한 특허는 '보행 로봇을 위한 통합 밸브(Integrated Valve for a Legged Robot)', '로봇 손과 손가락(Robotic finger and hand)' 등 로봇 개발과 관련된 것들이다.
구글이 지난 6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일본 소프트뱅크에 매각한 뒤 이번에 로봇 관련 원천 기술 특허까지 양도한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은 2013년 보스턴 다이내믹스, 샤프트, 레드우드 로보틱스, 메카 로보틱스 등 로봇공학 분야 업체 9개를 인수했지만, 이들 대부분 기업은 연구실을 벗어나 실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는 로봇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로봇 기업 인수를 주도한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이 2014년 구글을 떠난 뒤 구글 내 로봇 부문인 레플리컨트가 해체됐으며 2013년 합류한 로봇공학 전문 임원 3명도 최근 몇 달 새 구글을 떠났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6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또 다른 로봇 회사인 샤프트(Schaft)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며 로봇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양상이다.
알파벳이 로봇 기업을 팔고 특허까지 양도하는 것은 로봇이 단기간 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최근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전략을 통해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대폭 축소했다.
유경동 윕스 전문위원은 "구글이 보유 중이던 로봇 관련 특허는 대부분 4족 로봇 등 보행 로봇으로 사용처가 군수 분야라 특허 가치가 떨어진다"며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면서 관련 특허의 일괄 양도계약도 체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최근 '제어 정보의 송수신(Transmission and reception of control information)' 등 KT가 보유한 네트워크 관련 미국 특허권 13건을 양수했다.
구글이 네트워크 관련 기술을 대거 확보한 것은 저개발 국가에 인터넷 연결망을 보급하기 위해 2013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 룬' 사업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 위원은 "단말 사업자에 가까운 구글이 굳이 네트워크 특허를 대량 매집한 것은 지구촌 누구에게나 단일 인터넷 접속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룬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연구개발 조직에까지 숫자(매출)를 요구하는 KT 입장에서도 이번 특허 매각은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