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임시수반은 스페인의 '철녀' 산타마리아 부총리

입력 2017-11-02 20:11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해임하고 임시수반에 기용한 인물은 스페인 내각의 2인자인 소라야 사엔스 데 산타마리아(46·여) 부총리다.

2011년부터 6년째 부총리직을 수행 중인 산타마리아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문제와 관련해 스페인 정부 내에서도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매파'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지난해 자신이 각별히 신임하는 그에게 카탈루냐 문제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겼다.

법률가 출신인 산타마리아는 그동안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이 헌법 위반이자 카탈루냐인들의 복리후생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로 스페인 전체에 사회적 불신을 조장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산타마리아 부총리는 스페인 정계에서는 '철녀'로 통한다.

정치 행보 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언론 노출을 꺼리는 탓에 신상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11년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11일 만에 의정에 복귀한 일은 유명하다.

2004년 중도우파 성향의 현 집권 국민당(PP) 의원으로 뽑히며 정계에 진출한 뒤 국민당 부대표를 거쳐 2011년 마흔의 나이로 라호이 총리 내각의 부총리에 발탁됐다.

산타마리아는 라호이 총리가 각료 중에서도 매우 신임하는 인물로 집권 국민당 내에도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 총리가 그에게 어려운 정치적 임무를 주로 맡긴다는 점에서 '라호이의 해결사'로 불리기도 한다.

국민당의 전·현직 정치 거물들과 장관, 당직자 등 40여 명이 뇌물수수·탈세 등의 혐의로 무더기 기소된 이른바 '귀르텔 사건'이 스페인 정계를 휩쓸었을 때도 그는 정치적 타격을 입지 않았다. 라호이 총리는 지난 7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스페인 역사상 재임 중 법정에 불려간 유일한 현직 총리라는 오명을 썼다.

산타마리아 부총리는 대중적 지지도 또한 높다.

특히 라호이 총리가 따분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에 산타마리아 부총리는 대중의 기호를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에는 유명 TV 쇼에 출연해 진행자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댄스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