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시장 출신 연준 의장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관심을 모았던 차기 연준 의장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내정이 됐고 공식 지명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를 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런 중요한 사항을 특종을 위해 오보를 한 것이 아니라면 내년 2월부터 4년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를 이끌며 세계의 경제 대통령 역할을 할 사람은 제롬 파월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제롬 파월은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로 알려진 인사죠.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경기 부양에 같은 호흡으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금융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닛 옐런 의장의 연임이 아니라면 바로 이 사람이 가장 시장이 바라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과연 이 사람이 연준을 이끌만한 자격이 있냐는 반응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례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 사람을 연준 이사로 지명을 하지 스무 명이 넘는 공화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전력이 있기도 합니다. 그 내막이야 다 알 수 없지만 이 사람의 이력도 한몫하지 않았을까요?
연준의 이사 자리라는 건 당연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과연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자기만의 논리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데 이 제롬 파월은 경제학자 출신도 아니고 로스쿨을 나와 칼라일이라는 사모펀드 회사 즉 시장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죠.
만약 트럼프가 제롬 파월을 결국 연준 의장으로 지명을 한다면 30여 년 만에 처음 경제학 학위가 없는 사람이 연준의 수장이 되는 것이고 또 사모펀드 같은 시장 출신으로서도 드문 케이스를 만드는 겁니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모두 경제학자들이죠? 과연 시장 출신의 변호사가 연준을 이끌게 되면 어떻게 바뀔까요?
그러고 보니 트럼프의 경제 참모들 대부분 월가 출신들이죠? 스티브 므뉴신 재무장관, 게리 콘 국가 경제 위원장은 골드만 삭스 출신이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월가에서 잔뼈가 굴은 벌쳐펀드 메니저 출신이죠?
여기다 실질적인 권력 2인자인 국무장관은 엑손 모빌의 최고 경영지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럼 왜 트럼프는 이처럼 월가를 비롯한 이른바 시장 사람들을 데려다가 쓸까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의 성향과 전략이 낳은 결과물입니다. 트럼프의 유일한 자서전이죠? 거래의 기술을 읽어보면 트럼프는 공무원들을 상당히 무시합니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 무수히 공무원들과 딜을 했던 그의 경험에서 공무원들은 자리보전을 위해 영혼을 팔 수 있는 또 회유와 협박으로 굴복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의 내각에 정통 관료 출신들이 유난히 작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그럼 왜 하필이면 월가 출신 그것도 골드만 삭스 같은 투자은행가들을 중용하는가 입니다.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 업자이면서 타고난 주식 투자자입니다. 그의 책에는 많은 부분이 그의 주식 투자 얘기로 할애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났던 이른바 시장 사람들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대단히 기민하고 합리적이며 똑똑한 사람들이었던 거죠.
그가 갖고 있는 경험에서 나오는 선호가 반영된 것임과 동시에 그의 재선 전략에 월가 출신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렸지만 트럼프의 모든 관심사는 재선에 있습니다. 재선을 위해서 그의 도덕적 흠결과 나쁜 이미지를 극복하기 해야 하는 그러려면 3년 뒤쯤 미국 경제는 모두가 부자라고 느낄 만큼 좋아야 합니다. 특히 그의 지지기반인 백인 블루칼라들까지 부자라는 착각이 들 만큼 들떠있어야 합니다. 즉 버블이 필요합니다.
버블은 어쩔 수 없이 인플레이션을 동반합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돈이 귀해지죠. 버블을 만들려면 재정을 풀어야 할 텐데 약속한 1조 달러를 미 국채로 조달하려고 하면 의회가 가만 안 있겠죠? 이때 재주를 부릴 사람들은 단연 월가의 투자은행가들이죠. 돈 구해오는 데는 이분들이 선수들이니까요.
만약 트럼프가 제롬 파월을 지명한다면 트럼프의 이 같은 전략에 인사상 화룡점정을 찍는 겁니다. 연준 의장에게 돈을 빌려 오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이 사람이 적절히 금리를 낮게 유지해 준다면 일은 훨씬 쉬워지겠지요.
제롬 파월을 골드만 삭스 출신 스티브 므뉴신 재무장관이 강력하게 밀었다는 거 이해가 되죠? 나중에 트럼프가 줄 숙제를 혼자 하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자기 친구인 제롬 파월이 연준 의장이 돼서 통화정책으로 도와주면 한결 수월해지겠지요.
인사 문제라 마지막까지 뚜껑을 열어봐야겠습니다만 제롬 파월의 연준 의장 지명은 트럼프가 만들 버블 이코노미라는 퍼즐의 완결 점입니다. 이 퍼즐의 완성을 시장은 어떻게 이해할지 한번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