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2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만화책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평소 김 전 대표가 설명해 온 '경제민주화'를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만화로 편집한 것으로, 김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조기대선 이후 6개월만에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론과 중도통합론이 흘러나오는 시점과 맞물려 김 전 대표 역시 이번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나름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축하 난을 보낸 것은 물론 행사장에 직접 참석해 김 전 대표와 악수를 하고 '케이크 커팅식'도 함께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발간위원장을 맡아 인사말을 했고,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대신해 김정우 비서실장이 행사장을 찾기도 했다.
또 민주당 문희상 이종걸 양승조 진영 진선미 금태섭 김성수 박경미 박용진 손혜원 이철희 의원, 자유한국당 홍일표 이현재 의원, 국민의당 장병완 김성식 이언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다.
축사를 맡은 노재봉 전 국무총리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바른정당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 등도 모습을 보였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홍구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화환을 보내 축하의 뜻을 전했다.
김 전 대표는 단상에 올라 "오늘날 우리 사회의 특징이 불균형 발전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양극화가 생겨나고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며 "시장 경제와 정치 민주화가 공존하려면 경제민주화밖에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구심이나 오해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며 "정치 민주화를 위해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쉽게 만화로 풀어 보급하기로 했다.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운열 의원은 인사말에서 "정치의 계절이 되면 정치인들이 김 전 대표의 지혜를 빌려 경제민주화를 공약하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그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린다"며 "하지만 사회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어 미완의 과제로 남은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김 전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이후 김 전 대표가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들고 정치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포럼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또 내년 개헌 투표를 예고한 상황에서 개헌론자인 김 전 대표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중도정당의 통합·선거연대론이 활발해진다면, 그만큼 김 전 대표가 나설 공간도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중도와 보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며,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5월 조기대선 직전 안 대표의 제안에 따라 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협력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