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 69단독은 임차인 A씨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협회에게 2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2016가단5172544)했다. A씨는 공인중개사 B씨의 중개로 원룸 건물 309호를 보증금 7천만 원에 1년간 임차했다.
하지만 사실 A씨가 309호는 301호실의 일부로서 등기부등본에는 301호 단일 호실로만 등재돼 있었다. 그런데도 공인중개사 B씨는 원룸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현관문에 적힌 호수와 부동산등기부 상의 호수가 서로 다른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현관문에 표시된 대로 309호로 임대차계약을 중개했고 A씨도 전입신고를 309호로 하며 확정일자까지 받았다.
그러던 중 해당 건물 전체가 경매로 넘어가면서 A씨는 배당기일에서 우선변제권이 있는 확정일자 임차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당을 받지 못했다. 이에 A씨는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5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인중개사 B씨가 301호 자체가 여러 호실로 나눠져 있어 소액임차인들이 추가 입주할 가능성이 있고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추려면 현황상 표시된 방실 호수가 아니라 등기부상 호수로 전입신고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주지 않았다”면서 “임대차 계약서에도 등기부상 호수(301호)대로 작성해주지 않아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임차인도 계약 당시 등기부등본을 열람해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일부 있기 때문에 중개사 측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이처럼 부동산 관련 계약 과정에서 중개업자와의 분쟁은 소소하면서도 다양하게 일어날 소지가 많다.
「고의든 과실이든 공인중개사 의무 소홀히 해 재산상 손해 끼쳤다면 배상해야」
법무법인 강남의 전병덕 변호사는 “부동산 매매, 임대 등의 과정에서 처음부터 완료시까지 그 과정을 함께 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는 중개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의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면서 “위 사례처럼 중개하는 부동산의 공부와 현황이 일치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확인한 후 이를 고객에게 고지하고 거래계약서의 목적물 표시가 최대한 건축물대장이나 등기부상의 표시와 일치하도록 작성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가 이러한 의무를 소홀히 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중개행위 중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경우 그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한다. 또한, 공인중개사가 자기의 중개사무소를 다른 사람의 중개행위의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중개의뢰인이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경우에도 그 손해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
아울러 전병덕 변호사는 “공인중개사만 믿고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당사자가 부동산 소유권자인지 또는 대리인이 대리권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부동산등기부 등을 통해 부동산 권리관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매계약을 하려는 부동산의 경우 임차권, 전세권, 저당권 등이 설정되어 있거나 가등기, 가처분, 가압류가 되어 있으면 매수인의 소유권 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 있으므로 매매계약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제38기 수료한 전병덕 변호사는 상가임대차, 토지분쟁, 신탁 등 수년간 부동산과 건설 분야의 다양한 소송을 섭렵해왔다. 더욱이 법무법인 강남에서 재개발 재건축팀 변호사로서 부동산과 건설 소송에서 우수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관련 행정소송에서도 의뢰인에게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