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씨 선물 휠체어 그네 타보니 너무 신나요"

입력 2017-10-31 21:28


"난생처음 타 본 휠체어 그네 너무너무 신나고 좋아요."

지체장애인 11살 태현이는 31일 오후 경남 김해은혜학교에서 세상에 태어나 처음 타본 휠체어 그네에서 활짝 웃었다.

태현이 곁에선 세계적인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 씨가 눈을 맞추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태현이는 휠체어 그네를 선물해 준 조 씨에게 온 힘을 다해 쓴 손편지로 마음을 전했다.

휠체어 그네는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하는 아동들이 휠체어에 앉은 채 그네를 탈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놀이기구다.

조 씨는 2012년 호주 특수학교에서 중증장애아동들이 휠체어에 앉아 그네를 타는 모습을 보고 한국 장애어린이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2014년 푸르메 재단 기증을 시작으로 국내 장애인복지시설과 특수학교에 휠체어 그네를 기증하고 있다.

이날 휠체어 그네 전달식은 서울, 창원, 세종시에 이어 4번째다.

조 씨는 이날 기증식에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큰 무대에 많이 서 봤지만, 오늘 이 자리가 더 설렌다"며 "장애아동들이 휠체어 그네를 타고 희망의 날개를 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조 씨의 선물에 화답하기 위해 멋진 합창을 선사했다.

조 씨는 합창을 한 학생이 전해준 꽃다발을 받으며 아이들을 꼭 안았다.

이어 무대에 올라 학생들과 함께 아이처럼 율동을 함께 하며 밝게 노래를 불렀다.

오태석 김해은혜학교 교장은 "학교에 처음 설치된 휠체어 그네를 보고 아이들이 너무 기뻐하고 행복해한다"며 "세상에서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행사 참석자들 눈가엔 눈물이 고였다.

조 씨가 김해에 휠체어 그네를 전달하게 된 계기도 각별하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국회의원(김해을)은 "장애어린이도 놀 권리가 있다"며 지난 8월 28일 장애아동 맞춤 놀이기구 지원을 위한 '장애아동복지법(일명 휠체어그네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아동 특성에 맞게 제작된 놀이기구 설치를 위해 노력하고 놀이기구 설치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

휠체어 그네 설치와 확대가 간절했던 조 씨에게는 꼭 필요한 법이었다.

김해에서는 또 조 씨가 3년 전까지 수입해오던 휠체어 그네를 직접 제작하는 업체가 등장하자 흔쾌히 김해지역 기증을 약속했다.

조 씨는 이날 기증식에서 국내에서 유일한 휠체어 그네 제작업체인 보아스코리아 김종규 대표를 참석자에게 소개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관련 법이 발의된 만큼 앞으로 장애어린이들이 더 즐겁고 행복하게 놀 수 있는 휠체어 그네 설치를 확대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