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덮치고 고라니 다녀가고…농작물 피해액 갈수록 증가

입력 2017-10-31 21:23


경북 상주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A씨는 지난 7월 멧돼지 때문에 피해를 봤다.

복숭아 수확철을 맞아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출하를 앞둔 복숭아를 먹어치우거나 나무를 부러뜨렸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B씨는 지난 6월 밭에 갔다가 새순이 상당 부분 없어져 깜짝 놀랐다.

새순을 뜯어먹은 동물은 다름 아닌 고라니.

B씨는 부랴부랴 밭 주변에 그물망과 지지대로 울타리를 쳤지만 이미 피해를 본 고구마 새순은 복구할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야생동물이 경북 도내 논·밭에 피해를 주는 일은 한두 건이 아니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야생동물 때문에 발생한 도내 농작물 피해액은 2013년 13억3천200만원, 2014년 16억2천100만원, 2015년 16억6천900만원, 2016년 18억8천300만원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이 가운데 멧돼지 피해가 67%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고라니 피해가 18%를 차지한다.

이렇게 야생동물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이어지자 도는 11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권역별 순환수렵장을 운영한다.

올해 문을 여는 수렵장은 영천을 비롯해 경산, 군위, 의성, 청도, 영양까지 모두 6개 시·군이다.

수렵 승인을 받은 2천857명은 개체 수가 늘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멧돼지, 고라니, 청설모, 까치 등을 잡는다.

도는 지난해 김천 등 7개 시·군에서 수렵장을 운영해 야생동물 4만6천마리를 잡았다.

도는 총기 사고나 밀렵을 막고자 감시인력 63명을 배치한다.

김진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멧돼지, 고라니 등은 생태계 내 천적이 사라져 개체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수렵장을 운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