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마피아 두목이 경찰과 사랑에 빠진 딸을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마피아의 비정함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최근 시칠리아 마피아 코사 노스트라에 대한 단속에서 체포된 마피아 두목 피노 스카두토의 도청 기록을 분석한 결과 그가 친딸을 죽이라고 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탈리아 경찰이 30일 밝혔다.
딸이 이탈리아 경찰 간부와 사귀는 사실을 알게 된 스카두토는 먼저 자신의 아들로 하여금 "네 누이가 경찰의 정보원이 됐다"며 살해를 명령했다.
그러나, 범행이 발각돼 감옥에 갈 것을 두려워한 아들은 이 명령을 실행하지 않았다.
경찰이 가로챈 이들 부자의 대화에 따르면 스카두토의 아들은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죽이고 싶으면 아버지가 직접 하시라"며 "제 나이가 이제 서른인데 그런 일을 왜 제가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스카두토는 이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딸의 암살을 맡기려 했으나, 그 역시 가족 간의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마피아는 스스로를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하지만, 자신이 낳은 딸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명예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스카두토 등 16명은 범죄 조직에 가담하고, 건설, 생수 분야 지역 업체들을 갈취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