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초기(10년 이내) 호르몬치료 시작하면 효과 좋아

입력 2017-10-31 17:17


-코크란 메타분석 결과, 50대 폐경 여성에서 시행한 MHT 효과 가장 좋아

50대 여성들은 다양한 폐경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안면홍조, 땀 분비,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피곤감, 우울감, 관절통, 질건조증, 성교통 등이 있다.

폐경호르몬요법(MHT, Menopausal Hormone Therapy)으로 폐경 증상을 호전시켜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그 외 폐경호르몬요법은 골절 및 관상동맥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여러 만성질환도 예방 가능하다는 여러 관찰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40개 기관에서 실시된 Women's Health Initiative(WHI) 임상시험 결과(평균 연령: 63세)에서는 호르몬치료는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지 못했다. 그리고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영향이 없으나, 장기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medroxyprogesterone acetate) 병용요법은 유방암 위험을 높였다. 때문에 폐경 여성이나 의료진에게 부정적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서 폐경호르몬요법을 사용하는 여성들이 크게 감소되기도 했다.

WHI 연구결과가 처음 발표된 지 15년이 지난 현재는 WHI에 대한 재분석과 함께 새로운 임상시험 결과가 보고돼 이목이 집중된다. 덴마크 연구 결과에 따르면, norethindrone acetate를 사용한 병합요법은 유방암 위험에 영향이 없었고, 최근 의학 관련 전산 데이터베이스 '코크란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 역시 19개 임상시험(40,410명)을 진행한 메타분석을 통해 심혈관질환에 대한 폐경호르몬요법의 효과가 새롭게 발표됐다. 임상시험의 메타분석 결과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코크란 메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폐경호르몬요법은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지 못하고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나 호르몬치료가 주로 사용되는 폐경 초기의 경우는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폐경 10년 이내 호르몬 치료를 시작할 경우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48% 감소시키고(RR 0.52, 95% CI 0.29-0.96) 치료효과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전체 사망률도 30% 감소시킨다(RR 0.70, 95% CI 0.52-0.95). 또한 뇌졸중 역시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크란 메타분석 결과는 폐경 후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폐경호르몬요법의 심혈관질환 효과가 달라진다는 타이밍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메타분석 결과에 대해 대한폐경학회 윤병구 회장(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은 "폐경호르몬요법으로 50대 폐경 여성의 전체 사망률을 의미 있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는 획기적이다"며 "그 동안 WHI 연구 결과에 따른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임상적 이득이 저평가 돼 왔지만, 이번 메타분석 결과를 토대로 폐경 초기에 시작하는 통상적인 폐경호르몬요법은 효과적일 뿐 아니라 안전하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암, 위암 등 암 위험을 낮추는 이득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메타분석 결과를 계기로 폐경호르몬요법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폐경 초기 (10년 이내) 호르몬치료 시작을 적극 고려함으로써 폐경 증상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건강 수명을 연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한폐경학회는 1992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한국 폐경 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해 난소호르몬의 기능과 폐경호르몬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정기 연수강좌를 통하여 폐경 진료 의료인에게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