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가갸거겨…'를 읽지도 쓸 수도 없었던 경남 고성군 주민들이 8개월간 교육을 받고 만든 시화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고성군은 고성박물관에서 '문해(글을 읽고 이해함), 첫 시작을 열다'라는 주제로 시화 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군은 성인문해교육 고성학당에 참여한 학습자들의 성과를 격려하고 성인 문해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
전시회에는 학습자들이 학당에서 익힌 한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160여점이 전시됐다.
군은 올해 3월부터 전 읍·면 53곳 55반 630여명이 참여하는 찾아가는 성인 문해교실 '고성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당에선 한글을 쓰거나 읽을 수 없는 60∼90대를 대상으로 교육했다. 학습자의 대부분은 70·80대다.
학습자 중에는 한글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고 지난해에 교육을 먼저 받아 기초를 익힌 사람도 있었다.
학당에서 한글을 배운 김도점 씨는 "어려서부터 많이 배우질 못해 항상 배움에 대한 열정이 많았다"며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시회 참가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김삼규 문해교육사 외 25명의 강사로부터 한글과 일상생활 중심의 문해교육을 주 2회(회당 2시간)씩 받았다.
강사들이 마을 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방문해 수업을 진행했다.
군은 2014년부터 마을 경로당을 중심으로 고성학당을 운영해왔다.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이번 전시회는 내달 2일까지 고성박물관에서 열린다. 11월 6∼7일 고성군청 로비, 11월 20∼21일 고성군의회 로비를 돌며 개최한다.
또 군은 이날 고성군국민체육센터에서 찾아가는 강좌 '학습이리온' 학습자들의 성과를 발표하는 실버놀이 발표회를 개최했다.
학습이리온은 배움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어촌 지역민을 대상으로 건전한 신체활동 놀이를 제공해 즐겁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발표회에는 60세 이상 군민 270여명이 참여해 장구, 합창, 율동 등 1년간 배우고 익힌 기량을 선보였다.
군은 실버놀이 지도사 15명이 주 1회 마을 경로당 및 복지회관을 방문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향래 고성군수 권한대행은 "고령화 시대에 어르신들의 여가선용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군에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